입력2023.07.04. 오전 9:04

기아가 전기차 생태계의 성장과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실증에 나선다.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2024년 하반기에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 3일 서울 중구 현대캐피탈 본사에서 현대캐피털, 신한EZ손해보험,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한미산업운수, 상록교통 등 관련 업계와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실증사업에서 기아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 총괄기획과 EV 차량공급, 폐배터리 매입·활용처 확보를 담당한다. 현대캐피탈은 배터리 리스 상품 개발, 신한EZ손해보험은 배터리 전용 보험상품 개발을 담당한다. 실증사업 대상인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한미산업운수, 상록교통은 시범 서비스 운영과 정식 서비스화에 필요한 비용 효율성, 운영 안정성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기아가 3일 관련 업계와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실증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신한EZ손해보험 경영지원그룹장 구교영 전무, 한미산업운수 오광원 대표이사, 기아 국내eBiz솔루션실장 윤승규 상무, 현대캐피탈 Auto법인사업실 김병진 실장,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김동완 이사장, 상록교통 김창운 대표이사.[사진=기아]

참여사들은 배터리 리스 상품뿐만 아니라 배터리 잔존가치 산출 표준 모델 수립부터 배터리 전용 보험까지 전 영역에 걸친 구독 서비스를 개발한다. 해당 서비스가 도입되면 소비자들의 전기차 실구매가가 내려간다.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가격만 지불하고 배터리 가격은 매월 구독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구독 기간 동안 배터리 가치에 대한 비용만 지불하면 되기에 차량 유지비도 저렴해진다.

아울러 배터리 전용 보험 가입을 활용해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재는 자기차량손해담보보험(자차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영업용 차량(택시)의 보험 적용도 가능해진다. 배터리 수리비가 낮아진단 의미다.

현재 업계에서 제공되고 있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는 단순히 배터리를 빌려서 쓰고, 계약 종료 후에는 배터리 소유권을 리스사에 이관해야 한다. 또 구독 중인 배터리의 고장이 발생할 경우 고객이 모든 수리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등 불합리한 점이 많다. 기아는 이번 실증을 통해 소비자 관점의 혁신 배터리 구독 서비스 모델을 개발·검증한다.

기아 관계자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는 택시 같은 영업용 차량에 가장 특화된 상품"이라며 "내년 정식서비스가 론칭 되면 기아의 택시 전용 PBV 모델인 '니로플러스'에 가장 먼저 해당 서비스를 탑재해 생계를 위해 전기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1~5월) 팔린 전기택시 중 법인 택시는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개인 택시 위주로 전기택시 도입이 늘고 있지만 부진한 업황과 교대·충전 등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 법인택시는 전기차 전환이 더뎠다. 이들은 전기차 전환 지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전기차의 초기 구매 비용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아의 택시 전용 모델 니로 플러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