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식 한국의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한국소식2023-07-07 09:05:36
0 3 0
[생활/문화] “동네 하나뿐인 소아과 ‘악성 민원인’ 때문 닫습니다”
내용

 

입력2023.07.07. 오전 12:06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상 민원인 때문에 폐과를 결정한 한 소아청소년과의 공지문을 공유했다. 임 회장 페이스북 캡처
20년 동안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해온 의사가 한 보호자의 지속적인 민원 때문에 폐과를 선언했다. 소아청소년과 부족으로 진료 대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전해진 소식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6일 페이스북에 “우리나라 모든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오늘도 겪고 있는 문제”라며 한 소아과의 폐업 공지문이 담긴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사진 속 공지문에는 “꽃 같은 아이들과 함께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살아온 지난 20여 년, 제겐 행운이자 기쁨이었다”면서도 “박O진(2019년생) 보호자의 악성 허위 민원으로 인해 오는 8월 5일로 폐과함을 알린다”고 적혔다.

이 같은 공지를 한 건 광주 광산구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 A 원장이다. 그는 “타병원 치료에 낫지 않고 피부가 붓고 고름, 진물이 나와서 엄마 손에 끌려왔던 4살 아이. 두 번째 방문에서는 보호자가 많이 좋아졌다 할 정도로 나아졌다”면서 “하지만 보호자는 간호사 서비스 불충분을 운운하며 허위,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며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A 원장은 그러면서 “환자가 아닌 이런 보호자를 위한 의료행위를 더 이상 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향후 보호자가 아닌 아픈 환자 진료에 더욱 성의 정심, 진심을 다하기 위해 소아청소년과의원은 폐과하고 (만성)통증과 내과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활동하지 않아도 될 용기를 준 박O진 보호자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소아청소년과 진료와 관련해 필요한 서류가 있는 경우, 폐업 전에 신청하면 성실히 작성하겠다.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임현택 회장 페이스북 캡처
A 원장이 언급한 보호자와의 갈등은 지난 5월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처음 아이와 함께 이 병원을 방문한 보호자는 이번에 다시 아이 진료를 받은 뒤 포털사이트를 통해 불만 후기를 남기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진료 과정에서 일부 비급여 항목 금액 2000원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전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며 보호자가 환불을 요구했고, 결국 환불했지만 민원을 제기했다는 게 병원 측 주장이다.

임 회장은 이에 “해당 소아청소년과 원장과 20분가량 통화했다며 ”실제로 얘기를 들으니 더 심각하고 더 화나는 일. 전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 지역 맘카페에 해당 지역 소아청소년과가 폐과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폐과 소식이 전해진 광주 지역 맘카페에선 “있는 소아과도 문 닫으니 무섭고 속상하다”“악성 보호자 때문에 갈 수 있는 소아과 하나가 또 사라졌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병원 측이 안내문에서 실제 사례까지 언급하며 공개 저격하는 것도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어 과하다는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서혜원 인턴기자(onlinenews1@kmib.co.kr)

스크랩 0
편집인2024-09-18
편집인2024-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