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7.17. 오후 6:35 수정2023.07.17. 오후 7:45
GDP 105%… 증가속도도 톱2
한은 "자산 불평등 심화" 경고
대출금리 상승… 가계부담 커져
우리나라의 국내 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증가속도도 두번째로 빠르다. 한국은행은 이를 방치하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자산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7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0%로 나타났다. 가계부채가 경제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이를 주요 43개국과 비교하면 스위스(128.3%)와 호주(111.8%)에 이어 세번째다. 한국의 순위는 지난 2010년 14위에서 12년만에 12계단 상승했다.
소득 대비 갚아야 하는 원리금 비율도 최상위권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가계 부문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13.6%다. 조사 대상인 전 세계 주요 17개국 중 호주(14.7%) 다음으로 높다. DSR은 소득대비 부채 원리금 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호주와 한국에 이어 캐나다(13.3%)와 네덜란드(13.1%), 노르웨이(12.8%), 덴마크(12.6%), 스웨덴(12.2%) 등도 지난해 기준 DSR이 10%가 넘었다. 이어 영국(8.5%)과 미국(7.6%), 일본(7.5%), 핀란드(7.5%), 벨기에(7.3%), 프랑스(6.5%), 포르투갈(6.2%), 독일(6.0%), 스페인(5.8%), 이탈리아(4.3%) 등의 순이다.
가계 빚 증가 속도 역시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빨랐다. 한국의 지난해 DSR은 2021년(12.8%)과 비교하면 0.8%포인트(p) 상승했다. 역시 1.2%p(13.5→14.7%) 오른 호주 다음이다. 2021년만 해도 노르웨이(14.5%), 덴마크(14.2%), 네덜란드(13.8%), 호주(13.5%) 등의 DSR이 한국(12.8%) 보다 높았지만, 1년 새 한국의 DSR이 호주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를 추월했다.
가계부채 증가속에 대출금리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가계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5월 3.56%에서 6월 3.70%로 0.14%포인트(p) 상승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5월 3.76%에서 6월 3.80%로 0.04%p 높아졌다. 코픽스가 오르면 주담대 금리도 오른다. 시중은행들은 18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를 올릴 계획이다
강환구 한은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장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 및 증가 규모를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거시건전성 정책 및 통화정책 조합을 통해 부채 감축을 점진적으로 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선 기자(already@dt.co.kr)
기자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