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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뉴스2024-06-04 12: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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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 상하이 국제 영화제 초청 등, 한한령 해제 기대 ‘솔솔’
내용

 

2024-06-04 오전 10:57:53

 

 

베이징영화제 이어 상하이영화제도 韓 영화 5편 초청
‘선재 업고 튀어’ 등 韓드라마, 방영 없이도 인기 끌어

 

주중대사관측 “한·중 문화 교류 확대 일정 공감대 있어”
전면적 한류 허용은 쉽지 않아, 리메이크 등 진출 모색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한한령’(한류 제한) 이후 오랫동안 묶여 있던 한국 콘텐츠의 중국 진출이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사실상 끊기다시피 했던 한국 영화 상영과 아티스트의 공연이 적게나마 이뤄지고 중국 내 수요도 뜨거운 편이다. 지난달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문화 교류를 촉진하기로 합의한 점도 조심스레 한한령 해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에서 ‘선재업고튀어’를 검색하니 다양한 게시물이 나오고 있다. (사진=샤오홍슈 화면 갈무리)

 



중국 접점 넓어진 한국 콘텐츠, 수요 여전

“선재가 없는 월요일은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 만큼 금단 증상에 빠졌어.”

중국의 젊은 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에서 한 이용자가 올린 게시글의 제목이다.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월화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선업튀)’가 중국에서도 팬들을 만든 것이다.

선업튀는 중국에서 정식 방영하진 않았음에도 숏츠(짧은 인터넷 영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한 중국인들이 적지 않다.

한한령 이후 한국 드라마의 중국 진출이 어려운 상황에도 한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는 사례다. 샤오홍슈, 더우인(톡톡), 웨이보(중국판 X) 등에서는 매일 같이 한국 연예인이나 방송에 대한 게시글이 올라오고 현지 매체들도 한국 연예계 소식을 부지런히 보도한다.
 

 

한국 영화는 국제영화제를 통해 중국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상하이국제영화제에는 천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4’와 배우 윤여정 주연의 ‘도그데이즈’ 등 한국 영화 5편이 초청돼 상영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열린 베이징국제영화제에도 ‘파묘’ 등 5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당시 파묘는 순식간에 매진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영진위와 문화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국제영화제에서 신작 흥행 영화가 중국 현지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고무적인 분위기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상하이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상영하게 된 한국 영화 ‘범죄도시4’ 포스터. (사진=영화진흥위원회)



한한령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조치다. ‘한국 콘텐츠를 허용하지 말라’는 문구도 찾을 수 없다. 한·중 관계가 좋지 않을 땐 크나큰 무언의 압박이지만 반대의 경우 별도 조치 없이 언제든 풀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실제로 중국 문화여유국은 최근 한국 록 밴드인 세이수미의 다음달 12일 베이징 공연을 허가한 바 있다. 그동안 소프라노 조수미, 재즈 아티스트 마리아 킴이 중국 공연을 재개한 적이 있지만 한국 대중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펼치는 것은 약 8년만에 처음이다.

이달 22일에는 넥슨이 텐센트게임즈와 함께 중국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가 첫날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화부터 공연, 게임까지 문화 전반에서 다시 중국과의 거리가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한·일·중, 3국 정상회의서 교류 확대 합의
 

 

지난달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3국은 문화·관광·교육 등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3국은 문화를 비롯해 교육, 관광 등 70개에 달하는 정부간 협의체를 활성화하기로 했으며 인적 교류도 늘릴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콘텐츠의 중국 진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한령 해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얘기하긴 어렵지만 (3국 정상회의에서) 한·중간 문화 교류가 확대돼야 한다는데 있어서 양국간 일정 공감대는 있는 걸로 (협의했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지나달 27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발언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그동안 냉랭했던 한·중 관계가 급격하게 해빙될 가능성은 낮은 만큼 전면적인 한한령 해제를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13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기 위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당시 한국 기업인 대표들을 만난 바 있다. 이때 한한령 해제를 건의해달라는 기업들의 요청에 대해 조 장관은 쉽지 않은 문제라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직접적으로 한한령을 언급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 콘텐츠의 중국 진출도 지금은 판권을 계약해 재가공하는 형태가 대세다. 베이징영화제에서 만났던 한 영화계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가 인기 있어도 직접 중국에서 방영하기엔 중국측이 부담을 갖고 있다”며 “판권을 사서 리메이크를 하는 방식을 더 선호한다”고 전했다.

 

출처: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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