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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1-25 12: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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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아태 지역 10억명 이상 식량 불안…4억명은 영양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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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1.25. 오전 10:25   수정2023.01.25. 오전 10:35

 

2021년 1월20일(현지시각) 인도 아메바다드의 한 식당 밖에서 무료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 아메바다드/AP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0억명 이상이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가격 폭등 등 물가 오름세의 여파로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건강한 식사’에 접근하기 어려운 이들도 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4일(현지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1년 기준으로 아태 지역에서 “10억명 이상이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심각한 식량 불안에 처한 이들이 4억6천만명, 중간 수준의 식량 불안에 처한 이들이 5억8600만명 등이다. 보고서에는 식량농업기구와 유니세프, 세계식량계획(WFP),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참여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최근 식량 위협이 더 커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유엔의 식량가격지수는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3월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이후 하락했지만 여전히 2020년 수준보다 28% 정도 높다. 아태 지역은 앞서 2019년과 2020년 사이에 건강한 식단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4.5%로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인구의 44.5%에 해당하는 약 19억명이 건강한 식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이피>(AP) 통신은 “아태 지역은 매년 거의 2조달러에 달하는 식량을 수입한다“며 “쌀, 밀, 석유 같은 기본적인 가격의 상승이 가난한 이들을 가장 강하게 타격했다”고 전했다.

지난 몇 년간 아태 지역에서는 기아가 감소해 왔지만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과 2021년 사이에는 오히려 영양실조 상태인 이들이 2600만명이나 늘었다. 이 지역 인구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식량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 가운데 절반이 아태 지역에 사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기준으로 아태 지역에서는 3억9600만명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인 3억3160만명은 남아시아에 산다. 식량 불안과 영양실조의 여파로 아태 지역 어린이 23%는 발육 부진 상태에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아태 지역에서 도시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식량 문제의 해결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아태 지역은 2030년까지 전체 인구의 55%가 도시에 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량농업기구는 “이번 보고서는 도시의 식량 안보와 영양에 특히 주목한다”며 “도시로의 빠른 이주 속도와 저소득 정착촌의 증가 등이 식량 가격 상승과 맞물리면서 건강한 식단에 대한 접근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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