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C가 만든 7나노 반도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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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화웨이가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 반도체로 애플 아이폰에 버금가는 최신 휴대폰을 출시하는 데 성공하자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일제히 “중국이 미국과의 기술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영문 기관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3일 화웨이의 최신 휴대폰인 ‘메이트 60 프로’가 애플의 아이폰만큼 통신 속도가 빠른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이는 미·중 기술 전쟁에서 중국이 결국 승리할 것임을 예고하는 쾌거”라고 강조했다. 특히 화웨이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시기에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미국에 본때를 보여줬다고 글로벌타임스는 평가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 최신 폰의 통신 속도는 애플의 최신 아이폰 등 다른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화웨이가 5G 휴대폰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화웨이는 이례적으로 메이트 60 프로에 어떤 반도체가 쓰였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화웨이 최신 폰에 중국 반도체 기업 SMIC가 개발한 7나노미터 공정 반도체가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미·중 패권 경쟁의 상징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앞서 미국은 자국 주요 기업들에 국가 안보를 이유로 2019년부터 화웨이와 모든 거래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후 미국은 수백 개 중국 기업을 수출 통제 대상인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대(對)중국 첨단산업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화웨이의 이번 최신 폰 개발에 미국의 위기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중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자립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오히려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단 SMIC가 화웨이 최신 폰에 적용한 7나노 공정은 2018년 애플 아이폰에 들어간 칩에 쓰인 기술로, 대만 TSMC가 제조 중인 최신 아이폰용 칩에는 4나노 공정이 쓰인다. 아직 중국의 반도체 개발 능력은 TSMC, 한국 삼성전자 등과 4~5년의 기술 격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