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2.02. 오전 3:03 수정2023.02.02. 오전 10:22
핵군축 합의 ‘뉴스타트’ 무효화 위기 지난해 10월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야르스(RS-24) 발사 실험 사진. 러시아가 핵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과 합의한 핵무기 사찰까지 거부해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 뉴시스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앞두고 러시아가 미국과 합의한 핵무기 사찰까지 거부해 양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31일 러시아가 2011년 발효된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했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양국 군비 경쟁을 제한하는 ‘중거리핵전략조약(INF)’을 파기한 데 이어 러시아까지 뉴스타트를 거부하면서 탈(脫)냉전을 상징했던 양국의 핵 군축 합의가 모두 무효화될 위기에 처했다. ●美, 러 뉴스타트 이행 거부 첫 공개 미 국무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뉴스타트 연간 이행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현장 점검 활동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 핵탄두 수를 감축했다는 러시아 발표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러시아 측이 자국에 실전 배치된 핵탄두가 1549기라고 했지만 믿기 어렵다는 의미다. 미국이 의회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뉴스타트 위반을 공개한 것은 협정 발효 후 처음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美 일각 “우리도 핵무기 증강” 러시아군이 발사한 야르스 ICBM. 러시아 국방부 텔레그램 캡처러시아의 거듭된 거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르게이 럅코프 외교차관은 지난달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뉴스타트 연장 협상에 대해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적대 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원하는 것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무장 해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의 동유럽 철수 등이 이뤄져야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받아들이기 힘든 사안이다. 미러 신전략무기감축조약 (New START·뉴스타트) 2011년 발효된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감축 조약으로 양국에 실전 배치된 전략 핵탄두 수를 1550개로 제한하며 연간 18회 상호 현장 검증을 허용하도록 하는 협정. 2026년 만료될 예정이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새 군축협상을 중단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