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8.31. 오전 9:46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현민)은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신호선 박사 연구팀과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총장 김무환) 반도체공학과 송재용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이차전지의 실용화를 앞당길 장수명 유기전극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KRISS 스마트소자팀 연구진이 고수명 유기전극 소재 제조 및 충‧방전 성능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표준연) 리튬 이차전지의 전극 소재로는 니켈이나 코발트, 망간 등 무기물이 주로 쓰이는데, 이런 광물 자원은 매장량이 제한적이고 국제 정세에 따라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반면 유기물 소재는 합성을 통해 대량생산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좋고 용량에 비해 가벼우면서 유연하다. 하지만 유기 소재 전극은 충‧방전 중 이온화 과정에서 전지 안의 전해질 용액에 쉽게 녹아 전지의 수명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문제가 있다. 표준연과 포스텍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유기전극은 나노복합소재를 사용해 수명을 늘였다. 물리적 혼합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어 기존 화학적 방식보다 실용화에도 유리하다. 유기전극 후보물질 가운데 초기 용량이 높은 물질(DMPZ)과 수명이 긴 물질(PTCDA)을 동결분쇄해 혼합하는 복합소재 제조법이 핵심이다. 이 소재로 전극을 제작해 실험한 결과, 충방전 과정에서 두 물질의 상호전하보상 작용으로 전기적 중성 상태가 지속돼 650회 이상 충‧방전 해도 초기 용량이 90% 이상 유지됐다. 고속 충·방전 역시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 반면 DMPZ 단일 소재로 제작한 전극은 충‧방전 5회 이내에 수명이 20% 이하로 저하됐다. 고수명 유기전극 소재 제작에 사용된 동결분쇄장치 및 제작된 전극의 미세구조 사진 (자료=표준연) 또 연구팀은 개발한 유기 전극으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제작, 이번 성과가 실제로 유연한 리튬이차전지 실용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번 성과는 이차전지 외에도 물 분해, 가스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기물 기반 전극의 전기화학적 안정성과 수명 향상에 쓰일 수 있다. 신호선 KRISS 스마트소자팀장은 "그린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기존 이차전지의 한계를 뛰어넘을 소재의 혁신이 필요하다"라며 "이번 성과로 차세대 이차전지 실용화를 한층 앞당기고, 다양한 분야에서 유기물 기반 전극의 연구개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관련 성과는 국내외 특허 출원됐다. 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Energy Storage Materials)'에 최근 게재됐다. 한세희 기자(hahn@zd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