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8.31. 오전 9:13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장비 업계 선두주자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13년 만에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인다. 한 제품으로 여러 공정을 처리해 생산성, 효율성 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반도체 미세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적정 가격을 유지해야 하는 반도체 제조사의 요구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어플라이드는 경기 분당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웨이퍼 생산 플랫폼 ‘비스타라’를 소개했다. 지난 2010년 내놓은 ‘센트리스’의 후속 버전이다. 이날 장대현 어플라이드 메모리 식각 총괄은 “반도체 제조 방식이 2차원(2D)에서 3D로 변화하고 제품이 집적화하고 있다”며 “제작 시간이 증대되고 에너지 소비량이 점차 늘고 있다. 비스트라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어플라이드는 비스트라 핵심 키워드로 ▲유연성 ▲인텔리전스 ▲지속가능성 등 3가지를 꼽았다. 우선 비스트라 플랫폼을 적용하면 4개 또는 6개 웨이퍼 배치 로드 포트, 최소 4개에서 최대 12개 프로세스 챔버를 구현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하나의 장비 안에서 다양한 공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장 총괄은 “여러 구조의 챔버를 장착할 수 있고 소형, 중형, 대형 제한도 없다. 공정은 최대 7개까지 통합할 수 있다. 공정과 공정 간 다른 챔버를 연결하는 건 첫 사례”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반도체 생산 난도가 올라가면서 진공 상태를 깨지 않은 상태에서 연계하는 수요가 늘었다. 이에 어플라이드는 비스트라 기반 장비를 ‘공장 속 공장’ 콘셉트로 구성하게 됐다. 챔버의 경우 어플라이드 제품군은 물론 다른 파트너사 챔버까지 장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경쟁사 설비와 조합할 수 있는 것인데 대신 어플라이드가 제공한 소프트웨어(SW)를 써야 한다. 인텔리전스 측면에서는 수천 개 센서를 통해 연구개발(R&D)부터 공정 이전, 증산, 양산까지 응용되는 SW 플랫폼에 방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한다. 엔지니어는 이를 통해 머신러닝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최상의 칩 성능과 전력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장 총괄은 “빠른 속도로 대량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어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고 일관성을 줄 수 있다”면서 “설비 상태를 항상 최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향상에도 유리하다”고 전했다. 궁극적으로 어플라이드는 비스타라를 앞세워 ‘3x30 이니셔티브’ 달성하고자 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어플라이드 설비의 에너지 사용량 30% 저감, 화학 물질 사용 30% 감소, 클린룸 면적 30% 감축이라는 3가지 목표를 담고 있다. 장 총괄은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사용되는 물, 공간, 유지보수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설비마다 붙는 열 교환기, 냉각기 등도 최소화하기 때문에 이전 제품 대비 에너지 소비량은 5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어플라이드는 비스타라 플랫폼을 적용한 장비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테스트하고 있다.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로 관련 제품 투입이 이뤄질 예정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기자 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