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곳 무인판매점 위생 점검결과
재료변질·식중독균 검출 등 파악
내부환경 청결도·제품 밀봉상태 등
살핀뒤 제품 골라야 배탈 면해
2년 전부터 혼자 살고 있는 직장인 A씨는 집 근처 24시 무인판매점에서 밀키트나 도시락을 구매해 저녁을 해결한다. 밀키트는 요리에 필요한 모든 재료가 손질돼있고 양념도 동봉돼있어 그저 끓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며칠 전 A씨는 무인판매점에서 밀키트를 구입했지만 영 찝찝해 먹지 않았다. 유통기한이 임박해있던 데다 제품을 열어보니 식재료 상태가 싱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배탈이 한 번 난 적이 있던 것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에 최저임금 인상 등 다양한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최근 무인판매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점포다 보니 위생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인판매점은 오로지 기계로만 24시간 운영되는 점포다. 이곳에선 커피, 아이스크림 등의 간식뿐 아니라 정육, 건어물, 밀키트, 도시락, 냉동식품 등의 식사 대용거리도 쉽게 볼 수 있다.
문제는 청결도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29곳의 무인판매점을 대상으로 식품 안전성 검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양파·버섯·파 등의 재료 변질, 소비기한 경과, 식중독균 검출 등이 파악됐다. 한국소비자원에선 무인판매점의 식품 위생관리가 부실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출처=픽사베이무인판매점 방문 시에는 냉장고, 테이블, 쓰레기통, 바닥 등 전반적인 환경이 청결한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품을 고를 때는 식품 영양정보를 통해 나트륨, 탄수화물, 당류, 지방 등 1일 영양성분 기준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제품의 밀봉 상태, 포장지 훼손 여부 등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밀키트의 경우 여러 원재료를 소분해둔 상태기 때문에 포장 과정에 변색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제품을 보관하는 냉장·냉동고 온도가 적절치 않다고 의심되면 구매를 삼가는 것이 좋다.
박인철 대동병원 내과 과장은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조리 방식이 간단하고 저렴한 식품을 사먹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음식 섭취는 건강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양질의 식단을 고루 챙기고 식재료의 신선함, 영양 균형 등을 확인하는 데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 섭취 후 가벼운 설사, 복통, 구토 등의 배탈 증상이 있다면 금식과 더불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는 과정에서 식욕이 다시 느껴진다면 위장에 자극을 덜 주는 죽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배탈을 넘어서서 심한 복통, 발열, 구토, 물 설사, 탈수 증상 등이 나타났다면 다른 질병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