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야식까지, 연중무휴 ‘공짜’
“직원들 밥에 진심…맛에도 깐깐”
‘시원한 뷰’ 속에 아이스크림도 ‘무한공짜’고물가시대, 회사 구내식당은 직장인들에게는 또 하나의 ‘복지’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어서입니다. “오늘 점심은 뭐 먹지?”라는 고민 없이 식당을 오가는 시간, 조리를 기다리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특색 있는 구내식당을 탐방해봅니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그만 맛있게 만들어주세요, 3㎏나 살이 쪘어요…”, “요즘 삶의 낙입니다. 회사 밥이 정말 제 삶에 큰 힘이 되어요!”
구내식당 밥의 다른 말은 ‘짬밥’. 요새는 다르겠지만 군대에서 나오는 증기에 찐 밥처럼 ‘변변찮다’는 의미가 담긴 표현이다. 그런데 CJ ENM(035760) 커머스 부문의 사내 내부망엔 ‘구내식당 때문에 살찐다’는 배부른 호소(?)들이 올라온다. 짬밥이라고 다 같은 짬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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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찾은 이 회사의 식당 내부는 무채색 톤으로 깔끔했다. 자사 TV홈쇼핑 채널을 방영하는 벽걸이 TV들이 눈에 띄었고, 식당의 통창 너머엔 테라스와 녹지가 있어 개방감이 시원했다.
점심 메뉴는 두 가지. 첫 번째는 쌀밥에 치킨가스와 볶음우동, 버섯야채구이, 콘치즈 스프. 두 번째는 쌀밥에 콩비지찌개, 대파소불고기, 도토리묵무침, 건파래볶음이었다. 월·수·목요일은 단일 메뉴, 화·목은 이렇게 두 가지 메뉴를 제공한다. 식당 입구에 놓인 색감이 다채로워 더욱 먹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식사 샘플에 식욕이 절로 올랐다. 이 때문에 자율 배식에서 밥과 반찬을 양껏 퍼 담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밥과 반찬을 다 담고 이동하려 하니 샐러드와 바나나가 나타난다. 샐러드는 두 가지 소스에 올리브·견과류 토핑까지 있다. 또 그릇을 챙겨 올리니 식판에 공간이 부족했다. 식당 한 켠에 ‘입맛 없는 이’를 위한 마련돼 있는 비빔코너 이용은 그래서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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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직원들에게 아침과 점심, 저녁, 심지어 야식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식사 단가가 조식은 8000원대, 중·석식과 야식은 1만원대이지만 직원 복리후생 차원에서 회사가 모두 부담한다. 방송 제작 직원 등의 근무 시간을 고려해 식당도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열려 있다. 특히나 주말, 공휴일 없이 연중무휴다. 협력사직원 등 외부인은 조식 6500원, 나머지는 8500원에 식권을 구매해야 한다.
맛에도 깐깐하다.
구민정 영양사는 “살짝이라도 새로운 메뉴를 내기 전엔 회사 인사팀과 직원 10명 내외를 대상으로 일종의 품평회를 갖는다. 여기서 반응이 좋지 않으면 메뉴로 나갈 수가 없어서 품평회 때는 긴장이 된다”고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직원들에겐 따로 게시판을 통해 음식 맛 후기나 먹고 싶은 메뉴 등을 듣고 이를 반영한다. 구색맞추기용이 아니다보니 특히 젊은 직원들의 리뷰가 매우 활발하다고 회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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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은 ‘크띵존’(creative thinking 존)이라 불리는 야외 공간이자 인근 산까지 탁 트인 ‘뷰 맛집’에서 1300원짜리 뚜레주르 아이스크림을 원하는 만큼 무료로 먹을 수 있다. 후식까지 완벽한 식사의 완성판, 회사 때문에 살찐다는 호소가 왜 나오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