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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9-15 11: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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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4년 만의 철도노조 총파업...장애인·고령층 불편 더 해
내용

 

입력2023.09.14. 오전 11:26

 

철도노조, 18일 오전 9시부터 나흘간 총파업
고령층·취약계층, 총파업 대비 못해 난색
대체 열차 없어 역 왔다가 집으로 귀가
젊은층은 스마트폰으로 대체·취소표 예약


“일부 열차가 중지·지연된다는 문자를 받았지만, 예매한 노선이 그렇게 (중지·지연) 될 줄 몰랐다. 어떻게 하나. 집으로 돌아가야지”. (70대 중반 김모씨)

“철도 노조 파업 소식을 듣고 미리 예약했다. 돌아오는 편 예약에 애를 먹었지만, 2만원을 더 주고 특우등석을 예약했다”. (35세 직장인 권경준씨)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총파업을 강행한 14일 오전 수원역 내 전광판에 열차 중지·지연 안내가 나오고 있다. /김양혁 기자
14일 오전 이른 시간부터 서울역과 수원역 등 수도권 주요 역 매표소에서는 열차표를 예매하겠다는 승객과 열차가 중지·지연돼 불가하다는 매표소 직원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날은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나흘간 강행하겠다고 밝힌 총파업 첫날이다. 총파업은 14일 오전 9시부터 시작해 18일 오전 9시에 끝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총파업을 실시한 철도노조는 공공철도 확대, 4조 2교대 전면 시행 등을 주장하고 있다.

주요 역 매표소 앞은 한눈에 봐도 나이가 있어 보이는 노년층이 줄지어 서 있었고, 일부는 몸이 불편해 지팡이에 의지했다. 이들은 파업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파업 사실을 접하고도 자신의 노선이 중지·지연된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매표소로 향했다. 젊은층과 비교해 스마트폰 조작이 서툰 탓이다. 역내에서 ‘KTX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는 안내가 나오자 일부는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총파업을 강행한 14일 오전 서울역 내. 승객들이 열차 중지·지연으로 직원들에게 문의하는 모습. /조연우 기자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 만난 시각장애인 A씨는 “KTX를 예매하려고 왔는데 입석까지 다 매진이라는 소식을 접했다”며 “파업 사실도 몰랐고, 취소 표가 나와 겨우 예약했는데 그게 오후 1시 열차다”라고 말했다. 그의 목적지는 창원중앙역이다.

수원역에서 만난 70대 중반 남성 김모씨는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묵호역으로 가려고 했는데 파업으로 운행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파업 예고 문자를 받았는데 ‘일부’라고 해서 해당 노선이 중단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백팩을 맨 그는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부산으로 향하는 KTX를 예매하려다 다른 열차로 대체한 60대 중반 여성은 “지금 들어오는 차를 타야 한다”며 플랫폼으로 뛰어갔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총파업을 강행한 14일 오전 수원역 내 열차 중지·지연 안내문을 지켜보는 승객들. /김양혁 기자
반면 젊은층은 노년층과 취약계층과 비교해 유연하게 철도노조 총파업에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KTX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장을 간다는 권경준(35)씨는 “파업 사실은 이미 코레일톡에서 접했고, 회사 출장 업무로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며 “토요일 돌아오는 편 예약에 애를 먹었지만, 2만원을 더 주고 특우등석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미국인 루카스 테일러(27)씨도 “대전으로 가려고 ITX 열차를 예매했다”며 “짐이 많아 우등석을 예매하려 했지만, 하는 수 없이 일반석을 구매했다”고 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총파업을 강행한 14일 오전 서울역 내 전광판에 열차 중지·지연 안내가 나오고 있다. /조연우 기자
대학생 윤현진(21)씨는 “오는 18일 충남 육군훈련소 입영 예정으로, 가족과 전날 내려가기 위해 표를 예매해 놨는데 전날(13일) 밤 기차 취소 문자를 받았다”며 “새벽 동안 대기하며 겨우 다른 기차표를 겨우 구매했다”고 했다.

연령별로 차이는 있지만, 당분간 시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파업 기간 평소와 비교해 KTX는 68%,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각각 58%와 63% 줄어든다. 운행 중지 열차 승차권은 전액 반환 받을 수 있다.

한편 이날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한 출근길 대란은 없었다. 경기도 수원에서 서울 종로구로 출퇴근한다는 최모(40)씨는 “철도노조 파업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움직였다”며 “조금 일찍 나온 것 외에는 크게 영향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출근 시간대인 오전 7~ 9시는 평소의 90%로 운행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1~8호선과 민자철도 9호선, 신림선, 우이신설선 등은 모두 정상 운행했다. 서울교통공사는 1·3·4호선 운행 횟수를 늘려 운행 차질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김양혁 기자 present@chosunbiz.com조연우 기자 yeonu@chosunbiz.com최정석 기자 standard@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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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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