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예상보다 손실 축소…31일 확정 실적 주목
메모리, 4분기부터 본격 상승할 듯…내년 흑자 전환 기대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메모리 산업은 극심했던 다운턴(하강 국면)을 지나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
메모리 반도체 업계 실적이 지난 3분기(7~9월)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개선세를 나타내며,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 수요 시장 전반에 냉기가 감돌고 있으나,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메모리 시장만큼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의 적자 탈출도 멀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이 포함된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9% 감소한 것이나, 전 분기(6686억원)의 4배 수준으로 3개 분기 만에 조 단위 이익을 회복한 것이다. 증권사 추정치(컨센서스)인 2조1000억원 수준도 웃돌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3분기에도 3조원 이상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D램 메모리는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며, 이미 3분기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손익 분기점에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경우 3분기 D램 사업 흑자를 달성한 상태다.
전날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7~9월) 매출 9조662억원, 영업손실 1조7920억원을 기록했다며, "무엇보다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섰던 D램이 2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고부가 제품 시장 성장과 감산 조기 시행으로 삼성전자보다 먼저 불황 터널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도 4분기에는 D램 사업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낸드 플래시 메모리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의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업황이 바닥을 짚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시장 선도 업체인 삼성전자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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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가격 상승…4분기 D램·낸드 동반 상승 전망 커져
업계에서는 4분기부터는 D램과 낸드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 메모리 업체들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메모리 가격은 수급 상황에 따라 제품의 가격이 결정되는 특성이 있다. 최근 서버 등 메모리 전방 수요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지만, 공급 업체들의 생산량 조정으로 인해 점차 공급 부족 상황으로 무게 추가 기울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번 4분기에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3∼8%, 낸드는 8~13%씩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모바일 등 일부 산업군에서는 단기적이나마 재고 확보 움직임이 재개되면서 상승 폭이 더 클 수 있다고 봤다.
메모리 업계도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이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열린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지난 30년보다 최근 1년 동안의 변화는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컸고,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도전적인 한 해였다"며 "이제 또 다른 대전환 앞에서, 새로운 미래를 주도하는 리더는 바로 한국 반도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도 "철저히 준비하고 잘 투자해서 앞으로 2년, 늦어도 3년 안에 세계 반도체 1등 자리를 다시 찾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