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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1-20 11: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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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韓 유선인터넷 속도 34위로 추락… ‘점유율 91%’ 통신 3사 경쟁 안하니 서비스 품질 나빠져
내용

입력2023.11.20. 오전 6:01

 

韓 초고속인터넷 속도 2019년까진 2위… 지난해부터 10위권 밖으로
결합상품 형태로 묶여 업체간 경쟁 무선 시장보다 적어
”유선인터넷 의존도 여전히 높아… 경쟁 활성화 정책 절실”


#이달 7일 오후 3시 30분부터 경기 의정부·고양, 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 LG유플러스 유선인터넷 가입자의 접속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온라인상에는 “LG유플러스 인터넷 먹통이다” “고객센터와 전화연결도 되지 않는다” 등의 불만이 올라왔다. LG유플러스측은 “IP(인터넷주소) 할당 장비 오류로 일부 가입자들의 유선 서비스가 장애가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1월 2일 오후 2시 30분부터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KT 유선인터넷 서비스가 약 30분간 장애를 일으켰다. KT측은 이 같은 장애에 대해 “DNS(Domain Name System, 이용자의 단말이 플랫폼·웹사이트 등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을 도와주는 장치) 트래픽의 이상 증가가 원인이었다”고 해명했다.

통신 3사의 초고속인터넷 점유율이 5년째 90%를 넘는 독과점 체제가 유지되면서 소비자들이 서비스 품질 저하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잦은 장애는 물론이고 접속속도까지 떨어져 ‘IT 강국이 맞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테스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평균속도(2022년 11월 기준)는 다운로드 기준으로 171.12Mbps에 그쳐 34위로 추락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2위를 달리다가 2020년 4위, 2021년 7위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10위권에도 들지 못한 것이다.

인터넷 연결이 끊어진 모바일과 PC 화면./연합뉴스
 

통신 3사 유선인터넷 점유율 90% 이상… 결합상품으로 판매해 경쟁 덜한 구조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통신 3사의 초고속인터넷 가입 합산 회선 수는 전체의 90.9%를 차지했다. KT가 981만725개로 40.9%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텔레콤 재판매)은 687만791개로 28.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511만2189개로 21.3%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통신 3사의 점유율은 5년 전인 2018년 9월 85.2%를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9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독과점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유선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통상 통신사가 결합상품으로 묶어 판매를 하기에 업체간 점유율 경쟁이 이동통신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덜하다. 소비자 입장에선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기존 회사를 이용하기에 업체들이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투자할 유인이 적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2022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2021년 통신사업자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2079만명 중 약 87.8%(1825만명)가 결합상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ISDI가 당시 98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 요금이 10% 올라도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응답자 중 46.7%가 ‘결합상품으로 묶여 있어서’를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 11월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테스트'가 집계한 우리나라의 인터넷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71.12Mbps(왼쪽)로 전 세계 34위에 그쳤다./스피드테스트 캡처

 

정부도 사실상 대책 없어… “유선인터넷도 경쟁 활성화 정책 필요”


유선인터넷 시장에서 경쟁이 일어나지 않자 서비스 품질 저하에 따른 피해는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수익성이 유지되기에 굳이 통신 사업자가 나서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정부도 유선인터넷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실상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사업에 16억45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이중 유선인터넷 품질을 평가하는 예산은 없었다. 올해는 10Gbps 유선인터넷 대상 모니터링에만 2000만원이 배정됐을 뿐이다. 내년에는 500Mbps, 1Gbps 인터넷 모니터링에 1000만원이 편성됐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7월에 발표한 ‘통신 시장 경쟁촉진 방안’에도 무선통신 시장 관련 내용이 주를 이뤄 유선인터넷 시장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대한 내용은 약정기간 후반부 위약금을 대폭 인하한다는 내용 정도가 담겼을 뿐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통신 시장의 중심이 무선으로 넘어왔지만 한국은 여전히 유선인터넷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라며 “유선인터넷 시장에도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고 기존 사업자들도 투자를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안상희 기자 hug@chosunbiz.com김민국 기자 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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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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