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망친 패"…트러스 英총리 '역대 최단명' 기록 남길까
입력2022.10.17. 오후 2:18 수정2022.10.17. 오후 2:19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한 달여 만에 역대 최단명 총리로 끝날 위기에 내몰렸다. 트러스 총리는 감세안 가운데 일부 계획을 철회하고 재무장관까지 교체했지만 영국 주요 정재계 인사들은 트러스 총리를 향해 물러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AFPBBNews=뉴스1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등 영국 주요 매체들은 16일(현지시간) 트러스 총리의 정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전했다. 트러스 총리는 지난주 재무장관을 교체하고 법인세 인상도 내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며 감세 계획을 추가로 폐기했지만 이미 정책 신뢰도에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을 입었다는 게 많은 관측통들의 평가다.
영국 주요 재계 인사들과 집권 보수당 의원들 사이에선 트러스 총리를 향한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영국 소매업체 아스다 회장인 스튜어트 로즈는 FT 인터뷰에서 "트러스 총리는 이미 망친 패"라면서 "총리는 기업가와 투자자, 유권자, 보수당 동지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에버코어의 선임 자문인 데임 앨리슨 칸워스 역시 "총리는 의회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고 경제 정책은 한심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이나 카리스마, 권위도 없다"며 "트러스 총리는 영국 역사상 가장 짧은 임기를 마친 총리로 기록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테라퍼마의 설립자 가이 핸즈는 "쿼지 콰텡 (전 재무장관) 경질은 역대 영국 총리가 저지른 가장 비겁한 정치적 행위 중 하나"라고 비난하면서 "한때 위대했던 이 나라의 불이 완전히 꺼지기 전에 트러스 총리는 가능한 한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은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으로 시장에 전례없는 변동성이 촉발된 가운데 영국이 당장 시장 신뢰를 회복하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감세안 발표 후 파운드는 달러 대비 사상 최저까지 떨어지고 영국 국채 가격이 추락하면서 국채 금리는 유로존 가운데 부채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와 그리스 수준까지 높아졌다.
투자회사 애버딘의 제임스 애시 채권 펀드매니저는 "영국 국채 가격이 바닥을 찾지 못한다면 시장이 안정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영국의 성장 모멘텀 약화, 재정 여건 악화, 내년 법인세 인상 등을 이유로 2023년 영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4%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싱가포르은행의 만수르 모히우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7일 아시아 시장에서 파운드 가치가 반등한 것을 두고 감세안 유턴 효과가 아니라 "트러스 총리가 물러나면 새 정부가 실패한 재정정책과 결별하고 시장과 대중을 안정시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 반란이 진행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데일리메일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수당 경선을 주관하는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에게 100명이 넘는 보수당 하원의원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현재까지 약 100통의 불신임 신청서가 1922 위원회에 제출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차기 총리로는 앞서 당대표 경선에서 트러스 총리에게 패한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 벤 월레스 국방장관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지지 세력을 모으기 위해 하원의원들과 적극적인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당 중진의원인 크리스핀 블런트는 영국 방송 채널4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게임은 끝난 것 같다. 이제 관건은 승계 절차다"라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러스 총리는 17일 총리 공관으로 각료들을 소집하고 보수당 의원 모임과 잇따라 접촉해 31일 예산안 발표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달라며 지지를 호소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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