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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4-03-01 15: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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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 성장·양안 갈등’ 中, 주초 해법 나올까
글쓴이 뉴스팀 글잠금 0
제목 ‘5% 성장·양안 갈등’ 中, 주초 해법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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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3.01. 오전 4:21  수정2024.03.01. 오전 8:30

 

정협·전인대 兩會, 베이징서 개최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작년 3월 7일 양회(兩會)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에 양회(兩會)의 시간이 돌아왔다. 매년 3월 열리는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가 4일 개막하는 것이다. 지난해 양회는 시진핑 3기 정권 데뷔 성격이 강해 잔치 분위기였다면 올해는 경제난과 고위급 인사 낙마,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 심화 속에서 당면한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국정자문회의 격)를 뜻한다. 양회의 한 축인 전인대 개막일인 5일에는 리창 총리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과 같은 5% 안팎으로 제시할 전망이다. 부동산 거래·소비·고용 등 경제 전반이 침체한 상황에서 해외 경제 분석 기관들의 예상치인 4%대보다 높은 수치로 설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성장률 목표치를 낮게 제시할 경우 시진핑 정권의 권위와 사회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중신증권은 “사회의 기대감과 발전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면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높아야 한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제시했던 목표치는 ‘5% 안팎’으로, 톈안먼 사태의 여파가 지속되던 1991년 제시했던 목표치(4.5%)를 제외하고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중국은 코로나 사태의 기저 효과로 2022년 성장률(3.0%)보다 높은 5.2%를 달성했지만 올해는 경제가 더 둔화할 전망이다. 지난 1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을 4.6%로 예상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중국의 경제난 타개책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 일각에선 중국이 GDP 대비 재정 적자율을 3% 또는 그 이상으로 설정하면서 돈을 풀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전기차·배터리·태양광이 꼽히는데, 과잉 생산에 이른 태양광 등을 제외하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밀어주는 새로운 산업 리스트가 발표될 수도 있다. 첨단 산업 위주의 ‘신(新)품질 생산력’ 구호를 반영한 정책, 소비 장려책, 부동산 활성화 추가 대책, 소상공인 지원책 등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경기 살리기와 기업 체질 개선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어 돈 폭탄 수준의 강력한 부양책을 내놓긴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번 양회에서 중국 지도부는 해외 기업의 자국 진입 장벽 해소 메시지도 강조할 전망이다. 리창 총리는 지난 26일 국무원 회의에서 “중국이 외국 기업들에 오랫동안 문제가 돼 온 무역 장벽을 더 빨리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2월 들어 중국 경제 부처에서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등과 접촉해 규제 관련 애로 사항 등을 확인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리창 총리는 미국의 무역 봉쇄에 대처하고 ‘중진국 함정’을 피할 계획들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은 해외 자본을 환영한다고 하면서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내 해외 기업의 사업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 중국에서 10년 만에 국가 기밀법이 개정됐는데, 기존에는 국가 기밀을 국가 안보나 공익을 훼손하는 사안으로 정의했지만 이번에는 그 범위를 정보 공개 시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내용으로 대폭 확대했다. 데이터 보안법과 반간첩법에 이어 국가 기밀법도 강도 높은 개정안이 나오면서 외국 기업의 중국 경영 활동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5일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함께 발표될 국방 예산 증가 규모도 관전 포인트다. 미·중 경쟁 속에 중국 국방 예산 증가율은 2021년 6.8%, 2022년 7.1%, 지난해 7.2%로 3년 연속 상승했고, 지난해 기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많은 국방비(약 290조원)를 지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8일 “국방 현대화 수요와 까다로운 안보 환경, 경제 회복 상황에 따라 국방 예산의 적당한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새 외교부장(장관) 등 외교·안보 라인 인사가 발표될 가능성도 높다. 현재 외교부장 자리는 낙마한 친강의 전임이자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7개월 넘게 겸직하고 있다. 중화권 매체들은 이번 양회에서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을 만난 류젠차오 당 대외연락부장이 새 장관에 임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드러운 성향의 류젠차오가 새 장관에 오르면 중국의 전랑(늑대 전사) 외교 기조가 다소 누그러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반중(反中) 성향 민진당이 재집권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입장 정리도 양회 기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5월 20일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의 공식 취임을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향후 압박 수위나 대응책이 구체적으로 논의된다.

한편 중국 이인자인 리 총리가 첫 양회 업무 보고에 나서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집권 3기 들어 총리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경제 분야에서도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양회 개막을 앞두고 관례적으로 관영 매체와 정부 홈페이지에 개설했던 ‘총리에게 할 말 있습니다’라는 게시판은 ‘정부 업무 보고에 건의합니다’로 이름을 바꿨다.

양회를 앞두고 베이징에서는 도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베이징에 진입하는 모든 외지 차량은 ‘진경증(進京證·베이징 진입 증서)’을 지니고 있어야 하고, 2월 28일부터 12일까지 베이징에 도착하는 모든 기차 승객은 이중 안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베이징 일부 도로는 임시 통제됐고, 도심 내 드론(무인기) 사용도 제한됐다.

양회(兩會)

중국에서 매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국정자문회의 격) 전체 대회를 뜻한다. 대표단 약 5000명이 일주일에서 열흘 동안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모여 국가 정책과 법안, 인사를 논의하고 결정한다. 일당 체제인 중국은 사실상 당이 전권을 쥐고 있지만, 명목상으로 전인대가 최고 국가 권력기관이다. 정협은 여론 동향을 전하고 정책 제안을 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인대 제도는 1954년, 정협 제도는 1949년에 확립됐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b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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