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12.19. 오전 11:01
한 식품공장 생산직에 합격한 후 고장난 기계‧배관 수리로 상여금 받아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른 가까이 백수로 고립된 생활을 하다가 한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계약서보다 많은 첫 월급을 받고 놀란 사연이 화제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중소기업 생산직 첫 월급과 후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기본월급의 두배가 넘는 돈이 입금된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29세까지 은둔형 외톨이처럼 백수생활을 하다가 컴퓨터가 망가져 취업을 결심하고 집근처에 있는 식품공장 생산직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출근하고 10일째가 되던 날, 공장에 문제가 생겼다. 약 1억원에 달하는 생산기계가 고장난 것이다. 전문 기술자에게 맡기면 100만원이 넘는 비용을 내야하는 상황이었다. 실업계 고교를 나온데다 어린시절부터 조립에 취미가 있었던 A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기계를 살펴봤다. 특히 그는 집에서 백수로 지내는 동안 유튜브를 통해 각종 기계를 조립하는 콘텐츠를 즐겨보기도 했다. 기계를 꼼꼼히 확인한 A씨는 자신이 고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상사에게 “저 이거 고칠 수 있는데요”라고 자신했고, 상사는 “한번 해보라”며 기회를 줬다. A씨는 조작판을 뜯어내고 안에 있는 기계판에 퓨즈와 납땜이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 퓨즈는 전기회로에 장착된 부품으로, 전류가 너무 세게 흐르면 전기부품보다 먼저 녹아 끊어지면서 전류의 차단하는 장치다. A씨는 “전업사에서 부품을 사서 퓨즈를 교체하고 납땜도 하니 기계가 잘 돌아갔다”고 전했다. 그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건물 배관이 막혀 회사에서 수리기사를 부르려고 했지만 A씨가 나서서 직접 고친 일도 있었다. 그렇게 한달의 시간이 지난 뒤 첫 월급을 받은 A씨는 깜짝 놀랐다. 기본급은 200만원이었지만, 두배도 넘는 480만원이 입금된 것이다. 정산이 잘못됐다고 생각한 A씨가 상사에게 알리니 “사장님이 기계수리 상여금으로 더 주신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연을 접한 사람들은 “기본급이 적기는 하지만 사장님 마인드가 그 정도로 괜찮다면 계속 다녀도 괜찮을 회사” “글쓴이가 능력이 있네” “보통 그렇게 고쳐도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좋은 회사” “사원의 실력을 인정하고 보상까지 해주는 회사는 계속 다녀야 함” 등 의견을 적었다. A씨가 공개한 월급명세서. 온라인커뮤니티 한편 정부는 이달 13일 ‘고립·은둔 청년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사회에서 고립된 은둔 청년들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원스톱 상담창구를 마련해 고립·은둔 청년을 상시 발굴하고, 전담관리사를 투입해 사회적응과 취업의욕을 돕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예방에서 발굴,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방위 지원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사회활동이 줄어 긴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기 힘든 고립·은둔 청년은 2022년 기준 최대 54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가운데 사회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제한된 공간에서만 생활하는 ‘은둔청년’은 24만명으로 파악된다. 권나연 기자 kny0621@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