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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잠수함 오스트레일리아에 판다”…10년 안에 최대 5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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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3.09. 오후 6:19   수정2023.03.09. 오후 6:39

 

미국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추진잠수함 ‘노스다코타’(SSN 784)가 2013년 8월18일 대서양에서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해군 제공/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오스트레일리아(호주)가 핵추진잠수함(SSN)을 빨리 보유하도록 최대 5척을 판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견제를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의 해군 전력을 급속히 확충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엿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3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3국 간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정상회의를 열어 이런 방안을 최종 협의한 뒤 발표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익명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이 세 나라는 2021년 9월 오커스 안보동맹을 맺으며 2040년까지 오스트레일리아에 핵추진잠수함(핵잠)에 필요한 기술과 능력을 이전해주기로 합의했다. 이후 이들은 오스트레일리아가 어떻게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할 수 있을지 구체안을 놓고 막후 협의를 거듭했다. 그 결과, 오스트레일리아가 2030년대 초 미국에서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세 척을 구매하고 여기에 두 척을 더 살 수 있는 옵션을 갖게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은 배수량 8천t인 미 해군의 신예 공격용 핵잠수함으로 핵무장 능력은 없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역시 원자력을 추진 동력으로 이용할 뿐 핵무장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나라는 현재 콜린스급(3400t) 재래식 잠수함 6척을 보유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이후 영국의 설계와 미국의 기술로 핵잠수함을 추가로 직접 건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외국에 이 기술을 제공하는 것은 1960년대 영국 이후 약 60년 만이다. 미 국방부는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 위해 필요한 정치권의 지지를 얻고자 여러 차례 관련 내용을 의회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핵잠수함 기술과 잠수함에 탑재되는 몇몇 첨단 탐색기 제작 기술 등은 해외 유출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미국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추진잠수함 ‘존 워너’(SSN 785)가 2014년 8월31일 미국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나아가 기술 이전을 위해 오스트레일리아 기술자들이 앞으로 5년 동안 미국 조선소에 파견될 계획이다. 미국은 이들이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의 핵잠수함 건조 능력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해군이 핵잠수함을 갖추게 되면 해양 작전을 펼 수 있는 지역적 범위와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디젤엔진의 재래식 잠수함과 달리, 이론적으로는 연료 재충전과 재부상 없이 장기간 바다 밑에 머물 수 있고 세계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그에 따라 이 움직임에 대해 중국을 겨냥한 군사적 조처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스트레일리아 해군이 핵잠수함을 갖추게 되면 지금과 달리 남중국해 등으로 진출해 미군과 연합 작전에 나설 수 있다.

중국은 자신들을 억제하고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시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마오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오커스가 중국을 둘러싼 지역에서 “군사적 대결”을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의회에는 핵잠수함을 오스트레일리아에 파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장(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조 바이든 대통령에 편지를 보내 핵잠수함 판매가 “미국 잠수함 산업 기반에 한계점까지 스트레스를 줘” 미국 해군의 군사적 우위에 부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미국이 오스트레일리아에 핵잠을 제공하면 미국의 자체 핵잠수함 수급 계획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공개된 계획에 따르면, 미 해군은 향후 30년간 핵추진잠수함을 해마다 1.76~2.24척의 비율로 건조해 2052년 60~69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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