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조직 배양 수술이라더니 동물 단백질 성분 넣어
수술뒤 가슴 기형과 통증 호소…결국 제거 수술 받아
병원 이미 문 닫았고, 담당 의사는 진료기록도 없어
中 의료미용기관 가운데 8만개가 의료 규정 미준수
중국에서 1억원짜리 가슴확대 성형수술을 하면서 낙타와 박쥐, 침팬지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보형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성형수술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즈는 가슴확대 수술에 54만 6800위안(약 1억원)을 쓴 한 여성의 몸에서 병원의 사전 설명과 다른 이물질이 발견됐다며 해당 사례를 자세히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란란이라는 이름의 여성은 지난 2022년 베이징의 한 성형외과에서 합성보형물을 쓰지 않고 자신의 혈액 조직을 배양해 활용하는 가슴확대술을 소개받았다.
당초 이 병원은 이 시술이 독점적인 국가 특허를 받은 기술이라고 홍보하며 수술 비용으로 194만위안(약 3억 7천만원)을 요구했지만 란란은 협상 끝에 가격을 크게 낮췄다.
수술은 20분 만에 끝났고 별다른 흉터도 없어 성공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슴이 비대칭으로 변하고 지속적으로 불편한 느낌을 받았다.
이후 건강검진에서 자신의 혈액을 배양한 성분이라는 병원 측의 설명과 달리 가슴 속에 이물질이 발견됐고, 란란은 이를 제거하기 위해 추가로 20만위안(약 3800만원)을 지불했다.
이 물질을 분석한 결과 낙타, 박쥐, 침팬지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의 단백질 성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 임신 7개월인 란란은 수술 후유증으로 모유 수유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호소하고 있다.
여기다 란란의 어머니도 같은 병원에서 60만위안이 넘는 돈을 들여 같은 수술을 받았는데 현재 가슴 기형과 통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영방송 중국중앙(CC)TV가 이같은 사연을 접하고 해당 병원을 찾아갔지만 병원은 이미 문을 닫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확인결과 란란을 수술한 의사는 진료기록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타임스는 해당 사례는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의료미용 산업의 안전문제와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중국에서 의료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 의료미용기관은 1만 8584개지만 중국에서 운영되는 전체 의료미용기관은 10만개에 육박한다. 따라서 나머지 8만여개의 의료미용기관은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따라 국가시장규제총국은 최근 의료미용산업의 불법 광고를 규제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5월 부터는 의료미용기관의 의료법 준수 지침을 발표하는 등 불법행위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올해 초 20대 중국 여성이 한국의 한 성형외과에서 지방흡입수술 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한국으로의 원정 성형수술 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지난 1월 위쳇 공식계정을 통해 "미용성형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의료분쟁에 휘말리고 수술 실패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주한 중국대사관은 미용성형 광고를 맹종하지말고, 수술 전 위험 및 가능한 합병증, 후유증을 제대로 파악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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