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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3-16 13: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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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여성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성적괴롭힘 심각
내용

 

입력2023.03.16. 오전 9:36   수정2023.03.16. 오전 9:38

 

여성 출마자 갑자기 껴안고 입맞춤 사건 발생
문제 커지자 '여성의원 괴롭힘 상담센터' 생겨
일본에서 여성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성적 괴롭힘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거리 연설을 하던 선거 입후보 예정자가 낯선 남성으로부터 성추행당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면식도 없는 40대 남성 A 씨가 다음 달 열리는 통일지방선거 출마 예정인 30대 여성에게 다가가 껴안고 입을 맞추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으로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와카바야시 리사 후보가 거리에서 선거운동을 하고있다. [사진출처=와카바야시 리사 인스타그램]

일본 경시청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3일 오후 6시께 세타가야구에서 거리 연설을 하고 있던 와카바야시 리사(36)에게 "사진을 찍자"며 접근하더니 갑자기 껴안고 입맞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와카바야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익 정당인 일본 유신회 후보로 도쿄도 세타가야구 의원직에 도전할 예정이다.

A 씨는 현장에 있던 다른 유권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와카바야시는 사건 다음 날인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어제 거리 연설 중 강제 추행을 당했다. 모르는 남성이 사진을 찍자며 다가오더니 강제로 키스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적었다.

그는 이어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힘을 내겠다"고 썼다. 이에 일본 누리꾼들은 "힘내라" "응원한다" 등 격려의 댓글을 달았다.
 

여성 정치인 성적괴롭힘 날로 심각… 상담센터까지 개소



지방선거를 앞둔 일본에서는 지난달부터 여성 출마자들의 인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거리 연설에 나선 여성 후보자들이 성범죄에 지속해서 노출되는 가운데 유권자들이 투표를 빌미로 성추행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일본에는 '표 괴롭힘'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여성 정치인에 대한 성적괴롭힘 문제가 심각해지자 일본에서는 지난달 상담센터까지 생겼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2월 대학교수 등 관련 전문가들이 '여성의원 괴롭힘 상담센터'를 개설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일본에서는 지난달부터 여성 출마자들의 인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아시아경제]

이들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전국 여성 의원과 후보자를 대상으로 무료 온라인 상담을 할 것"이라고 센터 개설 취지를 설명했다. 여성 의원을 서포트하는 단체 '스탠바이위민(Stand by Women)'의 하마다 마사토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마사토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여성 정치인들로부터 피해 사례를 들으면서 전용 상담 창구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비서 없이 혼자 다니는 지방 여성의원들이 특히 성적 괴롭힘을 받기 쉽다”고 말했다.

실제 피해 사례를 호소하는 여성 의원도 있었다. 도쿄도 마치다시의 히가시 토모미 시의원은 "남성 유권자들로부터 여러 번 성폭력 피해를 봤다"며 "그들은 악수할 때 내 손을 쓰다듬기도 하고, 겨드랑이까지 손을 미끄러뜨리며 신체를 만지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성들이 '정치인은 유권자를 무시할 수 없다'는 심리를 이용해 여성 정치인이나 후보자들에게 접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밤에는 만취한 유권자가 끌어안는 일도 있었다"며 "당선 2개월 뒤 스트레스성 급성 췌장염을 앓았다"고 고백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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