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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3-17 11: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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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국방장관 통화에 입장차만…'무인기 사태' 날선 신경전
내용

 

입력2023.03.16. 오전 9:57   수정2023.03.16. 오전 9:58

 

美 "러 안전운행 의무" vs 러 "美 첩보활동 탓"
무인기 인양경쟁으로도 번져…진화에 진땀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국 국방부 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오른쪽) 러시아 국방장관 2021.2.23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정윤미 기자 = 흑해 상공에서 미군 무인기(드론)가 추락한 사건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확전을 우려하며 비난 수위를 낮추고 있지만 여전히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양국 국방장관 간 전화통화가 있었지만 서로 입장 차이만 재차 확인했고 추락한 무인기를 두고 양국이 인양 경쟁에 나서는 등 신경전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美·러 국방장관 통화…입장차만 확인

15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전화로 최근 '무인기 사태'와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앞서 전날(14일) 흑해 상공에서 정보감시정찰(ISR) 임무를 수행 중이던 미 공군의 MQ-1 리퍼 무인기의 프로펠러를 러시아 수호이-27(SU-27) 전투기가 들이받으면서 드론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러 국방장관 간 통화는 미군 드론 추락 사고를 놓고 양국 간 날 선 책임 공방이 이어져 온 가운데 나왔지만 이번 통화는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오스틴 장관이 쇼이구 장관에게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어디든 비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군용기를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운행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와의 소통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우리는 확전 우려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쇼이구 장관은 오스틴 장관에게 이번 사건이 "러시아 국익에 반하는 미국의 첩보활동의 증가"와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작전으로 인한 미국의 비행제한구역 미준수"로 인해 일어났다고 비난했다.

이어 러시아 국방부는 "미국 도발에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크름반도 연안에서 미군의 무인정찰기 운행은 본질적으로 도발적이며 이는 흑해 지역의 긴장이 확대될 수 있는 전제 조건을 만든다"고 경고했다.
 

14일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한 뒤 추락한 미 무인기 MQ-9 리퍼 드론과 동일한 기종이 지난 2020년 7월 에스토니아 아마리 미군 기지에 전시된 모습이다. 2020.07.0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무인기로 적대행위 확인할 것"…"더 이상 가치없어"

양국 간 책임공방은 무인기 인양 경쟁으로도 번졌다.

러시아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는 러시아 국영 방송 로씨야 1에 추락한 무인기 인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파트루셰프 서기는 "우리가 그것(무인기)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시도할 것이다"며 "무인기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는 최신 증거다"고 주장했다.

CNN은 두 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무인기 추락 지점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은 무인기가 흑해 깊숙이 가라앉아 확보가 어렵고 민감한 군사정보가 모두 삭제돼 "더 이상 가치가 없다"며 확보 가능성을 축소하고 있다.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무인기는 추락 후 분해돼 흑해 4000~5000피트(1200~1500m)까지 가라앉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무인기가 정확히 어디에 추락했는지 알고 있으며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러시아)이 무엇을 손에 넣을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도 "그것(무인기)은 우리의 자산이고 그들은 아무것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현지시간)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 해안에서 러시아 순양함 모스크바호가 흑해 훈련에 참가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고의성 없는 개인 무능 탓"…양국 진화에 진땀

한편 양국이 확전을 우려해 비난 수위를 낮추며 긴장 완화에 나서기도 했다.

러시아는 미군 무인기가 '특별군사작전(전쟁)'으로 인한 출입금지 구역에 진입했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전투기를 출격시켰을 뿐, 드론과의 충돌 자체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러시아 국방부의 성명을 거론하면서 "무기가 사용되지 않았고, 물리적 접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국 역시 추락과 관련해 진화에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MSNBC와 인터뷰에서 미군 드론 추락 사고 원인에 주목해 '고의성 없는 개인의 무능' 탓이라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아마도 (러시아군이) 의도적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러시아 조종사 중 한 명이 심각하게 무능한 탓에 발생한 결과였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안전하지 않고 전문적이지 못한 것 외에 역량 부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박재하 기자 (jaeha67@news1.kr),정윤미 기자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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