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인터뷰 “바이든 때는 소통 채널이라도 열려”
‘하나의 중국’ 부인하는 美 강경파 영향 미치면 더욱 심각
자칭궈 중국 베이징대 교수(전 국제관계학원 원장). (사진출처 SCMP 캡쳐). 2024.05.2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 베이징대 자칭궈 교수(전 국제관계학원 원장)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다시 선출되면 미국과 중국은 ‘더욱 대립적인 관계’로 빠져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 교수는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하에서 양안관계는 교착 상태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 교수는 “중국은 까다로운 현안을 관리하기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와는 그나마 소통 채널을 열었지만 트럼프가 재선되면 하나의 중국에 도전하는 것을 포함해 보다 강력한 (반중) 정책을 취해 대립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근로자를 보호하고 국내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국산 철강, 알루미늄, 전기차 등 중국산 제품에 180억 달러의 관세를 추가했으나 실질적이기 보다 선거를 앞둔 ‘정치적인 의미’가 더 컸다는 것이다.
중국산 전기자동차를 대상으로 한 조치는 중국의 대미 수출이 적어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것을 한 예로 들었다.
미국이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전기차는 1만2362대로 이미 25%의 관세를 부과받고 있었다. 오는 8월1일부터 100%로 높아진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의 관세 인상은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체 제품의 4.2%에 불과하다.
자 교수는 이런 이유로 “중국이 바이든의 조치에 비난은 하지만 즉각적인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양국간에 암묵적인 양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도 무역전쟁으로 갈 사안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제조업 노동자를 지지 기반으로 가진 트럼프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는데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산 자동차가 주요 타깃이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하나의 중국을 부인하거나 체제에 도전하는 ‘이념적’ 발언들이 더 심각하다고 자 교수는 지적했다.
2020년 8월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의 리처드 닉슨 도서관에서 트럼프 전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오는 자유세계에 ‘공산주의 중국’에 대한 변화를 유도하라고 촉구했다.
매트 포팅거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갤러거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포린 어페어즈’ 기고에서 중국과는 '경쟁’보다는 국방 기술 외교 분야에서의 ‘대립을 통한 승리’를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사였던 제임스 길모어는 트럼프가 재선되면 대만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 교수는 “이런 강경파 인물들의 생각이 트럼프가 당선돼 차기 정부의 정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경우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매우 대립적인 관계가 될 것이며 관계는 크게 쇠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 교수는 라이칭더 총통이 자신을 ‘대만 독립을 위한 일꾼’이라고 부르고 있어 양안 관계는 교착상태에 머물 것으로 봤다.
하지만 “그가 대만 독립을 추구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만해협 양측의 군사력 균형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어 대만의 독립을 견제하는 본토의 능력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적어도 바이든 행정부 기간에는 미중간에 가드레일을 치고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해 라이 총통에게도 일정한 제한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