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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2-05 10: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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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이곳' 두께 보면 심장·폐 질환까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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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2.05. 오전 5:31

 

안구 망막의 광수용체층 두께가 얇을수록 심장·폐 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안구 망막의 광수용체층 두께가 얇을수록 심장·폐 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광수용체는 망막에서 빛 자극을 감지해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세포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안과 전문의 나즐레 제바르다스트 교수 연구팀은 안구 망막의 광수용체층 두께와 심장·폐 질환 간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베이스 자료 중 4만4823명(평균연령 56.8세, 여성 53.7%)의 안구 광 간섭 단층촬영(OCT) 영상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망막의 서로 다른 9개 층을 구분해 살폈다. 서로 다른 신경세포, 혈관 세포, 내피세포를 가지고 있는 망막의 9개 층은 기능도 다르다.

연구 결과, 망막의 광수용체층 두께가 1 표준편차 얇아지면 비고혈압성 울혈성 심부전 위험이 25%, 만성 기도 폐쇄 위험이 31%, 심근경색 위험이 17%, 폐기종 위험이 47%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다발성 경화증을 겪고 있거나 알코올성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은 망막 신경절 세포 복합층 두께가 얇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외에도 망막 광수용체층 두께 감소는 ▲허혈성 심장질환 ▲심전도 장애 ▲1형·2형 당뇨병 ▲폐렴 ▲만성 기관지염 ▲안정시 심박수 상승 ▲혈중 중성지방 증가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관련 교란변수를 고려했을 때 망막 광수용체층 두께가 얇아지면 향후 10년 사이 사망 위험이 16%, 망막 신경절 세포 복합층 두께가 얇아지면 12%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심장과 폐 기능이 좋지 않으면 망막의 광수용체층 안의 세포로 흘러 들어가는 혈류가 손상돼 망막 층의 두께가 얇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다발성 경화증, 뇌전증(간질), 알코올 사용 장애도 망막의 신경 섬유층을 손상할 수 있으며 약물 사용 장애도 시간이 가면서 시신경 병증으로 연결돼 망막의 신경 퇴행, 위축과 함께 망막 내층 두께가 얇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망막층의 두께와 심장·폐 질환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증거는 아니지만, 망막과 전신 건강 사이에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정보를 토대로 후속 검사를 하면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런던 무어필드 안과병원 피어스 킨 박사는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망막의 미세혈관은 인체에서 유일하게 직접 시각화할 수 있는 순환계이며, 따라서 망막 신경조직은 중추신경계의 돌출부라고 설명했다. 다만, 망막과 신체 건강 사이의 연관성 중 일부는 다른 질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또는 심장 대사의 2차 효과 같은 교란변수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신소영 기자 ss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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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