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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3-04 08: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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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숟가락도 들기 어려운 어깨 통증… 오십견? 회전근개파열? 석회건염?
내용

입력2024.03.04. 오전 7:12

 

‘극심한 통증’ 오십견 예방하려면
하루 3번 이상 스트레칭 중요해
심한 운동에 회전근개 손상 탓에 발생도

 

# 회사원 이모씨는 지난해 말부터 손을 위로 들 때 통증을 느꼈다. 스트레칭을 하면 괜찮아질 것 같았던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고, 옷을 입거나 식사를 하는 일상생활까지 지장을 주게 됐다. 병원을 찾은 이씨가 받은 진단은 오십견. 이씨는 “올해 딱 50세인데 오십견이 찾아왔다”며 “흔하게 들었던 질병이라 가볍게 생각했는데 ‘삶의 질’이 많이 떨어져 괴롭다”고 말했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가동 범위가 넓은 관절이다.
 
이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주머니인 관절낭이 좁아지며 어깨의 활동 범위가 제한되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소위 ‘오십견’이다. 오십견은 50대의 발병률이 높아 붙여진 이름이다. 의학용어로는 얼어붙듯이 딱딱해진 어깨라는 의미로 ‘동결견(Frozen Shoulder)’ 혹은 어깨의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 불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실제 50대 환자의 비율이 높지는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오십견으로 병원을 찾은 50대 환자 비율은 30%(2022년 기준)에 불과하다. 이보다 젊은 30∼40대도 발병도 15∼20%에 달한다. 
 
오십견 환자들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진료실에서는 ‘통증 때문에 잠을 한숨도 못 잤다’, ‘샤워나 머리를 감을 때 손을 뒤로 들 수 없다’ ‘어깨가 아파서 와이셔츠 단추(여성의 경우 속옷)를 채울 수가 없다’, ‘숟가락도 못 들겠다’는 환자들이 많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성민 교수는 지난달 2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동결견은 어깨 관절이 감싸고 있는 조직인 관절낭이 좁아지면서 팔을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되며 발생하는 현상인데, 관절낭이 왜 좁아지는지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당뇨의 경우는 섬유화에 영향을 미쳐서 관절 주머니를 두껍게 만들어서 좁아지게 만든다는 연구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십견은 대부분 통증기와 점진적 경직기, 회복기라는 3단계를 거친다. 1단계는 관절이 굳어가는(freezing) 통증기로 증상이 악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후 팔이 점점 굳어져 움직일 때마다 통증으로 인해 팔을 들지도 못하다가(frozen) 3단계가 돼서야 통증과 어깨 움직임이 회복된다. 이 기간이 1년 반∼2년 정도 걸린다.
 

흔히 오십견이라고 불리는 동결견은 ‘50대’에만 발병하는 질병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30∼40대 발병하는 경우도 20%에 육박한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성민 교수는 “오십견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스트레칭과 어깨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며 하루 세 번 이상 스트레칭을 꾸준히 할 것을 권했다. 경희대병원 제공 
원인은 크게 두 개로 나뉜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와 다른 질병에 따른 ‘이차성’으로 나뉜다. 오십견의 원인의 되는 질병으로는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 등 전신성 질환과 함께 회전근개 파열, 석회화, 견관절 및 주위 골절 등이 있다. 회전근개 파열과 석회화는 오십견과 함께 어깨에서 자주 나타나는 질환이다. 각각 다른 질환이지만, 이들 질환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오십견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들 질환이 복합적으로 존재할 경우 우선 치료 질병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회전근개라고 불리는 4개의 힘줄(견갑하근·극상근·극하근·소원근) 중 하나 이상이 손상·파열돼 팔과 어깨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통상적으로는 고령층에서 나타나지만, 최근 테니스나 골프, 배드민턴 등 다양한 과격한 운동으로 인해 젊은층과 중년에서도 늘어나는 추세다. 찢어진 회전근개는 봉합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파열 정도가 심하면 봉합이 어려워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사용이 누적되면서 힘줄이 퇴행성 변화로 끊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목수나 청소부 등 남들보다 어깨를 많이 쓰는 직업군의 경우에 많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회전근개 파열은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만큼 방치할 경우 파열 크기가 계속 커져 대체로 수술을 권한다”고 전했다. 
 
어깨 관절 부위 힘줄 안에 석회가 발생하는 석회성건염의 경우는 발병 연령이 광범위하다. 원인이 명확지는 않지만 일시적으로 어깨 힘줄에 혈류 흐름이 막혀 힘줄에 변성이 생겨 석회가 발생했다는 의견이 있다. 많은 경우 주사 치료로 해결한다. 
 
이 교수는 “어깨를 갑자기 과하게 사용해서 통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어깨를 안 쓰다가 오십견이 생기기도 한다. 회전근개 파열과 석회성건염은 오십견의 원인 질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동시에 생기기도 하는 교점이 많은 질환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회전근개 파열은 퇴행성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60대 이상에서 오십견이 있는 경우에는 회전근개 파열 여부도 함께 살펴보길 권했다. 
 
오십견 자체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다만 그 기간 통증을 견디기 어렵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오십견은 좁아진 관절낭을 넓혀 치료한다.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낭을 원상태로 넓혀야 하는데, 손도 들기 힘든 환자의 어깨를 외부의 힘으로 당겨서 이로 인한 통증도 크다.
 

흔히 오십견이라고 불리는 동결견은 ‘50대’에만 발병하는 질병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30∼40대 발병하는 경우도 20%에 육박한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성민 교수는 “오십견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스트레칭과 어깨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며 하루 세 번 이상 스트레칭을 꾸준히 할 것을 권했다. 경희대병원 제공 
이 교수는 “환자의 팔을 마취한 상태에서 환자의 어깨를 스트레칭을 해줘 통증을 덜고, 좁아진 관절낭을 인위적으로 넓혀주는 ‘수동적 관절구동술’을 통해 긴 회복 기간을 매우 짧게 단축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십견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스트레칭과 어깨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하루 3회 이상의 스트레칭을 권한다. 특히 아침에 스트레칭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갑자기 땅을 짚으며 일어나거나 하면 근육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고, 이로 인해 통증과 오십견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오전 스트레칭은 꼭 하기를 권유한다”며 “통증이 사라지고 난 다음에 스트레칭에 소홀하기 쉬운데, 환자들에게 ‘아침에 일어나면 꼭 기지개라도 켜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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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