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에 인공지능(AI)용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일본에서 생산하는 협업 방안을 타진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4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같은 내용의 협업을 키옥시아홀딩스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작년 10월 SK하이닉스 반대로 중단된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간 반도체 부문 경영통합 협상과는 별도의 내용이다.

키옥시아 측은 웨스턴디지털과의 관계나 반도체 시황 등에 근거해 향후 대응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통신은 “SK 측이 미에현의 욧카이치나 이와테현의 기타카미에 있는 기존 키옥시아의 일본 내 공장을 활용하면 신속한 증산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키옥시아는 제휴사인 웨스턴디지털과 함께 일본 내 공장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고 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작년 봄부터 웨스턴디지털이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분리한 뒤 키옥시아홀딩스와 지주회사를 설립해 경영을 통합하는 방안을 협상했으나 작년 10월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키옥시아 최대 주주는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으로, SK하이닉스는 2018년 이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키옥시아는 도시바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가 전신이며, 경영 위기에 빠져 2018년 한미일 컨소시엄에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