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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3-06 01: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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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安 “안랩 태동”… 잠룡 굳히기 vs 李 “AI 혁명”… 뒤집기 자신
내용

입력2024.03.06. 오전 12:06

 

경기 성남 분당갑

4·10 총선 격전지 중 한 곳인 경기 성남분당갑의 안철수(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야탑역에서 시민들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전략공천받은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서현역에서 선거유세를 하며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윤웅 기자
경기 성남분당갑이 4·10 총선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히는 3선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구 수성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노무현의 오른팔’로 알려진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을 전략공천했다. 판교 게임업계 노동자 출신인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이 개혁신당 소속으로 도전장을 내면서 성남분당갑에서의 표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성남분당갑은 경기도에서 가장 소득 수준이 높은 곳 중 하나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판교신도시 개발 이후 IT업계 청년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언제든 민심이 뒤바뀔 수 있는 ‘스윙보터’ 지역으로 변신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일보는 지난 4일 세 후보의 유세 현장을 동행하며 지역 민심을 살펴봤다.
 

안철수 “분당은 제2의 고향”


“안철수 아저씨다! 사진 찍어주세요.”

안 의원은 신입생 입학식이 열렸던 지난 4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을 향해 “입학 축하드립니다”라며 연신 손 인사를 건넸다. 교문 앞에서는 기념사진을 찍어 달라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청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 등굣길에 출퇴근 차량이 몰려 너무 위험한 것 같다. 좀 해결해 달라”며 즉석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아침 판교역 출근길 인사로 첫 일정을 시작한 안 의원은 오전 내내 지역구 초등학교 5곳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의원은 “입학식이 있는 날이기도 하지만 제가 학교 주변 교통문제도 지역 현안으로 신경 쓰고 있기 때문에 이곳 일대를 집중적으로 돌아봤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번 총선에 내세울 분당 맞춤형 공약으로 재건축·교통·교육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안 의원은 “신도시 재건축 관련 특별법은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고, 교통 분야도 지하철 3·8호선 연장 추진을 포함해 수서~광주를 연결하는 수광선이 분당을 거쳐 가도록 하는 것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어 “판교 테크노밸리가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발전하기 위해선 교육·연구 기관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카이스트 인공지능연구원 설립, 홍릉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원 유치 등을 이뤄냈고, 영재학교 유치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민주당이 이 전 사무총장을 성남분당갑에 전략공천한 데 대해선 “‘친문(친문재인)계 죽이기’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안 의원은 “민주당이 친명(친이재명)계는 전부 양지를 주고 친문계는 험지나 사지로 내몰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이곳 아니겠느냐”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판교 테크노밸리가 처음 생길 때 가장 먼저 사옥을 지어 정착한 기업이 바로 ‘안랩’”이라며 “제게 분당은 제2의 고향이고, 아무런 연고가 없는 후보들과는 천지 차이”라고 강조했다.

삼평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함모(65)씨는 “한국은 과학기술로 먹고살아야 하는데, 안철수는 의학계에서도 과학계에서도 전문가”라며 “자기 손으로 돈 한번 벌어본 적 없는 운동권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60대 자영업자 정모씨는 “안철수는 대통령감인데, 민주당에서 누가 나오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광재 “안, 분당서 한 일이 없다”


이 전 총장은 이날 새벽 출근길 인사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이 전 총장은 오후 2시 성남시청에서 열린 성남시새마을회 회장단 이취임식에도 1시간여 일찍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총장은 ‘실력은 이광재’라고 적힌 파란색 점퍼를 입고 행사장 입구에서 참석자 한 명 한 명에게 “이광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한 70대 시민은 이 전 총장에게 “안철수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도 “잘 해보라”고 격려했다. 이 행사에서는 이 전 총장과 안 의원 간 짧은 만남이 이뤄졌지만 두 후보는 별다른 말 없이 악수를 나눈 뒤 각자 자리에 앉았다.

이 전 총장은 친노(친노무현)계 핵심 인물이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88년 제13대 국회에 입성했을 당시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 전 총장은 짧은 시간 안에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늘려야 한다는 점을 숙제로 꼽았다. 이 전 총장은 강원 지역에서 국회의원 3선을 하고 강원지사까지 지냈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동행 인터뷰에서 “여기 와서 보니 안 의원에 대해선 ‘한 일이 없다’ ‘얼굴을 안 비친다’고 말씀하시고, 저에 대해선 ‘누군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장은 “단순히 국회의원 배지를 한 번 더 달 생각이었다면 굳이 분당에 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판교에서 IT 혁명을 시작해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동력을 창출한 것처럼 제가 판교에서 다시 한번 AI 혁명을 이끌어야 하겠다는 결심으로 분당 출마를 자처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장은 특히 “안 의원은 벤처회사를 창업했지만 나는 벤처산업 생태계 자체를 구축한 사람”이라며 “일 잘하기로는 내가 훨씬 우위에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30대 여성 직장인 김모(34)씨는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고 싶지는 않다”며 “이 전 총장에 대해 강원도 사람이 왜 분당에 나오냐는 지적도 있지만 안 후보도 고향은 부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최모(30)씨는 “민주당도 공천 갈등을 보면 답답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덜 싫은 쪽에 투표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류호정 “안·이, 전성기 지났다”

 

개혁신당 소속으로 도전장을 낸 류호정 전 의원이 서현역 광장에서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윤웅 기자
개혁신당으로 갈아탄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은 판교역 3번 출구 앞에서 출근길 유세를 펼쳤다. 판교 테크노밸리로 출근하는 2030세대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택한 것이다. 한 중년여성이 “응원해요”라고 외치자, 류 전 의원은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류 전 의원은 성남분당갑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제가 취업하고 뿌리 내린 곳이 바로 분당이고, 거의 10년을 살았다”고 말했다. 류 전 의원은 “두 후보는 이미 업적을 많이 이룬 정치인이지만 정치적 전성기는 지났다고 본다”며 “저는 아직도 계속 성장하고 있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분당의 성장과 변화를 함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우진 기자(uzi@kmib.co.kr)신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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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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