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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3-26 10: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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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몸이 열개라도" 與 '한동훈 원톱' 한계론…유승민 구원등판?
내용

입력2024.03.26. 오전 5:00  수정2024.03.26. 오전 5:01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용찬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오전 8시부터 해질녘까지 여의도·왕십리·신당동·암사동·천호동 등 서울시내 5곳에서 거리인사를 했다.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 “상대보다 한 분이라도 더 많이 만나고 손잡고 우리의 진정성을, 이 선거의 중대함을 피력하자”고 당부한 직후였다. 그는 26일 5곳, 27일 4곳의 거리인사 일정 계획도 공지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선거가 임박할수록 전국 곳곳에서 총괄선대위원장 지원유세 요청이 쇄도한다”며 “한 위원장은 정말이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당내에서는 ‘한동훈 원톱’ 선대위의 시간적·물리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선대위 종합상황부실장을 맡은 홍석준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한 위원장이 굉장히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잘하고 있지만, 스피커가 너무 하나로 쏠려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원희룡, 나경원,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들이 지역구에 몰입을 하다 보니 전반적인 메시지를 내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후보도 채널A 유튜브에 나와 “(여당에) 중후한 스피커가 두 분 더 생겼으면 한다. 저쪽(야권)은 조국, 이낙연, 이준석, 이재명 등등 스피커 수가 워낙 많다 보니 한동훈 한 명으로 부족한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강동구 암사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뉴스1
한 위원장의 대중 호소력에 승부를 걸고 원톱 선대위를 띄웠지만, 이후 총선 판세가 불리해지면서 구원투수 등판론이 분출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신드롬’이라던 한 위원장의 인기가 ‘막상 유권자의 후보 선택에 결정적 변수가 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수도권 지역 후보는 “당 지지율이 올라 내심 기대했는데, 여론조사 뚜껑을 열어보니 한동훈 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라고 토로했다.  

정계 입문 후 석 달간 주요 결정과 대야 공격·수비를 특유의 다변(多辯)으로 독점한 것의 부작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평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한 위원장이 당무 독점, 전횡을 해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설연휴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한동훈 위원장 공은 분명하지만 그의 효용성은 거기까지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비대위 체제 출범 후 한 위원장은 사실상 여권 총선 이슈의 원맨 플레이어였다. 시선이 쏠린 인재영입, 대통령실과의 정책 조율 등을 주변에 알리지 않은 채 현장에서 깜짝 발표하곤 했다. 한 위원장이 전날 전국의대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 회장단과 비공개로 만난 걸 두고도 선대위 내에선 “대통령실과의 조율은 한 위원장이 알아서 했다”, “간담회 결정 사실을 오늘 아침에야 통보받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동훈 당권론’도 분출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 14일 부산 유세 도중 “제가 4월 이후에도 여러분의 삶을 책임지고 정치하길 바라나. 그러면 여기 있는 (국민의힘) 사람들을 선택해달라. 제가 함께할 것”이라고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석준 의원은 25일 한 위원장의 차기 대표 도전 가능성에 대해 “4·10 총선 결과에 따라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신평 변호사는 “한 위원장은 (총선 후) 반드시 남아서 당권을 쟁취하고 2027년을 (대선을) 향해서 빠른 걸음을 걸어갈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자기 공, 만약에 진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해서 진 것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했다.  
 

22일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왼쪽)과 유승민 전 의원이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자리에 앉아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선거 판세는 국민의힘에 녹록지 않다. 리얼미터는 지난 21∼22일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국민의힘이 직전 조사보다 0.8%p 낮은 37.1%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민주당은 2%p 오른 42.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한 위원장에게 독점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당내에서는 새로운 스피커로 유승민 전 의원을 거론하는 분위기다.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2주 전 선대위 출범 때만 해도 선거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며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가진 유 전 의원이 선거를 도와준다면 수도권 격전지를 중심으로 천군만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이 상대적으로 “종북” “반명”에 쏠린 한 위원장의 메시지를 경제 이슈로 전환해 줄 거라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다만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상황이 급하긴 하지만 대통령 동의 없이 투톱 선대위로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유 전 의원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심새롬·김기정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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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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