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3.27. 오전 3:07
잇몸병과 전신 질환 원본보기 게티이미지코리아
잇몸병은 다양한 연구에서 전신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구강 내 병원균이 혈류를 타고 이동해 동맥경화나 심내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잇몸병과 당뇨병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이뤄졌는데 혈당 수치가 높아지면 잇몸에 염증 매개 물질이 많아져 치주염에 걸리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잇몸 세균이 분비하는 물질이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해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잇몸병을 치료하면 당화혈색소 수치가 감소하고 대사조절이 향상된다는 선행 연구들이 있다. 따라서 당뇨병 위험군 환자는 혈당 조절과 구강 관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치매와 잇몸병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내용들도 발표되고 있다. 잇몸병으로 인해 치아 개수가 줄면 저작이 불편해지고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한다. 뇌의 대사 활동과 신경 활동 감소를 유발해 잇몸병이 궁극적으로는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잇몸병은 폐렴 등의 호흡기질환, 골다공증, 조산 등 여러 전신 질환과도 연관이 있다. 따라서 잇몸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전신 질환의 발생 가능성도 커지고 반대로 전신 질환이 잇몸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잇몸병의 치료 염증으로 인해 잇몸 결합 조직의 부착이 느슨해지면 틈새로 더 많은 치태가 쌓이게 되고 그로 인해 주변 조직의 파괴가 가속화된다. 더 깊고 넓은 치주낭이 형성되면 더 많은 세균성 치태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기본적인 잇몸 치료는 세균성 치태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먼저 비외과적인 치료를 시행하는데 잇몸을 절개하지 않고 치아 표면, 잇몸과 치아 사이의 치주낭 내로 기구를 삽입해 닦아내는 방법이다. 이후 질환의 경감 정도와 반응을 확인해 칼로 절개하는 외과적 수술 방법까지 진행할지 혹은 유지관리 단계로 진행할지 정하게 된다. 외과적 수술 방법은 잇몸 아래쪽으로 깊이 존재하는 치석, 염증 원인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잇몸을 절개하고 열어젖혀 직접 보면서 제거하고 다시 봉합하는 방법을 말한다. 상실된 치주 조직의 재생을 위해 조직유도재생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잇몸병 치료는 만성질환이라 평생 꾸준한 정기검진이 필요하고 유지관리 주기는 대개 2∼4개월로 시작해 잇몸 상태가 완전히 안정화되면 6개월까지 연장하게 된다”라며 “실제로 최근의 국내 연구에서 정기적 구강검진을 받으면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10% 감소하고 연 1회 이상의 전문가 세정(스케일링)이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14% 감소시킬 수 있음이 보고됐다”라고 말했다. 잇몸병의 예방 전문가들은 잇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평소 생활 습관으로 △양치할 때마다 가능한 치간칫솔이나 치실 등 보조 도구 활용하기 △치아 사이 음식물 덩어리와 치태를 제거한 후 칫솔모가 구석구석 도달할 수 있도록 칫솔질하기 △타이머로 확인하며 3분 이상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고 거울을 보며 편안한 자세로 양치질하기 등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언제나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라며 “잇몸병의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적 구강검진과 더불어 정기적 전문가 세정을 통해 깨끗한 구강위생 상태를 유지하면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치주과학회는 ‘건강한 잇몸을 위한 324 수칙’을 공표하며 올바른 잇몸 관리로 전신 건강을 도모하도록 강조해왔다. △하루 3회 이상 칫솔질 △연 2회의 정기검진 및 전문가 스케일링 △치아 사(4)이 공간의 치간칫솔, 치실의 사용 등을 권장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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