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4.10. 오전 7:03
어린이 1명 사망 후 폐장 민간 운영사 임대료 미납 군 “계약 해지·대안 모색” 조형물인가, 폐기물인가 지난 4일 충북 보은군 ‘펀파크’에 조형물과 시설물들이 널브러져 있다. ‘펀파크’는 코로나19로 2020년 문을 닫은 후 방치돼왔다. 충북 보은군이 지역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수백억원을 투자해 조성한 ‘펀파크’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은군이 펀파크 조성사업에 함께 투자한 민간업체에 운영을 맡겼지만 코로나19 이후 수년째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차를 타고 서산·영덕고속도로 속리산 IC에서 빠져나와 보은군청 방향으로 25번 국도를 5분 정도 달리다 보면 거대한 펭귄 형태의 전망대가 눈에 들어온다. 충북 보은군 보은읍 길상리에 자리 잡은 펀파크다. 5만9752㎡ 규모의 펀파크 내부는 수년간 관리가 되지 않은 듯 황량했다. 펭귄 모양 전망대는 곳곳에 페인트가 벗겨졌다. 전망대 앞 광장에는 탱크와 코끼리 모양의 조형물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보은군 관계자는 9일 “현재 업체가 펀파크를 제대로 운영할 여건이 안 된다고 판단돼 임대차 계약 해지를 예고한 상태”라고 밝혔다. 펀파크는 보은군이 2012년 개장한 어린이 놀이 및 체험시설이다. 사업비는 203억원이 투입됐다. 국비와 군비 129억원과 민간업체에서 투자한 74억원 등이다. 이곳에는 전시관, 체험관, 바이크 경기장, 모형자동차 경기장, 전망대 등의 시설을 갖췄다. 또 폐기물이나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정크아트 박물관이 있어 세계 최초 에코 테마파크로 불리기도 했다. 민간업체는 보은군과의 임대차 계약을 통해 2032년까지 20년 동안 펀파크 운영을 맡았다. 보은군 관계자는 “민간업체가 투자한 74억원은 정크아트 조형물 구입비용 51억원과 인테리어·홍보 비용 등 23억원”이라며 “이 업체가 보은군에 지급하는 임대료는 매년 5000만~6000만원”이라고 했다. 펀파크는 한때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였다. 2012년 3월 개장 이후 2014년까지 7만8000여명이 찾았다. 하지만 2015년 2월 이곳에 있는 하강 레포츠 시설에서 어린이 1명이 숨지면서 운영이 중단됐다. 2년 뒤인 2017년 운영을 다시 시작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시 문을 닫았다. 보은군은 2022년 말부터 재개장을 위해 업체와 논의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체가 2020년부터 보은군에 임대료를 내지 않는 등 협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다. 체납된 임대료는 1억8000만원에 달한다. 보은군 관계자는 “수년째 방치된 펀파크가 흉물로 변해가면서 지역 주민들의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며 “4~5월 중 임대차 계약을 해지한 뒤 추후 운영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