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4.10. 오전 6:01
그래픽=손민균 전 세계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투자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올해 R&D 투자를 대폭 삭감한 와중에 민간 차원의 R&D 투자도 경쟁국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공개한 ‘세계 R&D 투자 상위 기업 현황’에 따르면 투자 상위 2500개 기업은 2022년 1조2494억 유로(약 1837조8549억 원)를 투자했다. 전 세계 기업 R&D 투자의 86%를 2500개 기업이 담당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827개, 중국이 679개, 유럽연합(EU)이 367개, 일본이 229개의 순이었다. 한국은 2022년 기준으로 47개 기업만 포함됐다.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해 80개에서 47개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중국은 상위 2500개 기업이 10년 전 199개에서 679개로 크게 늘었다. 이 자료는 유럽 집행위원회(EC)가 세계 R&D 투자 상위 25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KISTEP이 정리한 자료다. 2022년도 자료는 가장 최근 수치다. R&D 투자 상위 50개 기업만 놓고 보면 한국은 더욱 안타까운 처지다. R&D 투자 상위 50개 기업은 전 세계 R&D 투자의 39.1%를 차지한다. 그런데 50개 기업에 이름을 올린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2022년 기준으로 184억3500만 유로(약 27조1177억 원)를 R&D에 투자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8.2%로 나타났다. 규모면으로는 세계에서 7위였다. R&D 투자 상위 50개 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업이 중국은 4개, 일본은 5개인 것에 비해 한국은 초라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만 해도 R&D 투자 규모에서 세계 1위였지만, 이후 꾸준히 순위가 하락해 2022년에는 7위까지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59위, LG전자는 72위, 현대자동차##는 91위에 그쳤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모두 순위 상승세가 꺾였다. LG전자는 2014년 46위까지 올랐다가 순위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현대자동차는 2019년 67위까지 순위가 올랐지만 2022년에는 91위로 추락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규모를 뜻하는 R&D 집적도는 SK하이닉스가 10.1%로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10%를 넘었다. 그래픽=손민균 이종현 기자 iu@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