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3.30. 오전 7:25 수정2023.03.30. 오전 9:13
러시아 국방부가 28일 공개한, 태평양함대 소속 함정이 초음속 대함 미사일 모스키트를 발사하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 중 일부 화면.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항공모함을 동원한 한-미 해상훈련에 맞서 북한뿐 아니라 러시아도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러의 정보수집함은 한반도 주변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한·미·일을 견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28일 텔레그램을 통해 동해에서 “태평양함대 함정 2척이 모스키트 순항미사일을 해상에 설치된 훈련용 표적에 발사했다”며 “이 미사일 2발이 약 100㎞ 거리에 있던 표적에 정확히 명중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관련 영상도 함께 올렸다. 이 미사일은 소련 시절 함정 타격용으로 개발된 초음속 미사일이다. 사정거리는 약 120㎞이고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러시아가 미사일을 발사한 곳은 러시아 태평양함대 본부가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표트르대제만이다. 전날인 27일엔 북한이 동해안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러시아는 최근 동해에서 거듭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3일 자국 잠수함이 하바롭스크 훈련 해역에서 장거리 순항미사일 칼리브르를 발사해 1000㎞ 떨어진 표적에 명중시켰다고 발표했다. 칼리브르 미사일은 러시아가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뒤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하고 있는 미사일 중 하나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21일에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 2대가 동해에서 7시간 동안 비행을 했다.
러시아는 이를 두고 예정된 훈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한-미 동맹, 미-일 동맹, 나아가 이를 한데 잇는 한·미·일 3각 군사협력에 대한 견제 성격이 엿보인다. 일본 통합막료감부의 27일 보도자료를 보면, 미 항모 니미츠함이 참가한 한-미 연합훈련(27일)을 앞두고 러시아(25~26일)와 중국(27~28일)의 정보수집함이 훈련이 진행된 제주 남방 해역을 지나 대한해협을 통과했다.
러시아군이 미사일을 쏘아 올린 28일 니미츠함 등 미국 제11항모강습단은 훈련을 마치고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니미츠함은 23~26일엔 태평양·동중국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헬리콥터 탑재 호위함인 ‘이세’ 등과 훈련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