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4.15. 오전 9:55 수정2024.04.15. 오전 10:02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조선시대 궁궐과 종묘를 지을 때 사용됐던 돌의 산지가 밝혀졌다. 1395년 경복궁과 종묘 창건 후 창덕궁, 창경궁, 경운궁(덕수궁), 경덕궁(경희궁)이 건립됐다. 이들 궁궐은 임진왜란과 화재로 수차례 소실과 중건을 반복했고 일제강점기에는 궁궐 대부분이 훼손되고 변형되는 수모를 겪었다. 문화재청은 1980년대부터 궁궐 원형 복원을 시작했고 국립문화재연구원은 복원에 사용할 대체 석재 선정을 위해 석재 산지를 조사하고 연구해 왔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15일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에 사용된 석재 총 9961점에 대한 비파괴 암석 조사 결과, 담홍색화강암이 95% 이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됐다"며 "이 외에 진홍색화강암, 흑운모화강암 등이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담홍색화강암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4.04.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석재 산지 관련 고문헌 기록 조사 결과 한양도성 내 서교(西郊), 동교(東郊)까지 세 지역으로 석재산지가 특정됐다. 한양도성 내에서는 돌산이나 바위에서 석재로 쓸 돌을 캐거나 떠 내는 부석(浮石)이 금지됐다. 경복궁 중건 때인 1865년 삼청동에서 부석한 사례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창의문 밖 사동, 녹번, 옥천암, 응암동, 사암동 일대에 해당되는 서교는 17~18세기 노원, 불암, 우이, 조계 등의 동교는 18세기 후반부터 각각 빈번한 부석처로 사용된 것이 확인됐다. 연구원은 고문헌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삼청동, 서교, 동교의 석재 산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삼청동 북악산과 노원 불암산, 북한산 우이동, 영풍정(현 창신동), 홍제원, 옥천암, 녹번에서 궁궐에 사용된 석재와 같은 암석을 확인했다. 이 지역 일대 암반에서 실제 채석 흔적도 관찰했다. 연구원은 이렇게 수집한 조사 결과와 실제 궁궐 현장 석재들을 비교하는 추가 검증 작업까지 거쳐 각 특성이 서로 일치한다는 사실도 최종 확인했다. 연구원은 이러한 고문헌과 현장조사의 결과를 종합해 지난해 말 '국역 조선시대 궁·능에 사용된 석재산지' 보고서로 발간했다. [서울=뉴시스] 노원구 불암산 채석 흔적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4.04.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10월 복원된 광화문 월대에도 석조문화유산 비파괴 조사와 분석기술 조사 결과 광화문 월대 난간석주와 구리 동구릉에 보관 중인 난간부재가 암석학적으로 같은 특성을 지녔다는 사실과 이들 석재 산지가 서울 노원구 수락산과 불암산 일대인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이수지 기자(suejeeq@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