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4.18. 오후 6:45 수정2024.04.19. 오전 2:57
박영선, SNS에 "협치 긴요" '수용' 의미인지는 해석 엇갈려 홍준표, 16일 尹과 비공개 회동 총리 김한길·비서실장 장제원 추천 본인도 총리 제안 받았지만 거절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19일 새 비서실장 인선을 발표할 전망이다. 국무총리에 대한 검토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총리 및 비서실장 인사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며 “더 이상 인사 발표를 늦추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총리 후보자로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총리 기용설이 흘러나왔던 박 전 장관은 이날 SNS에 “지금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너무도 중요한 시기여서 협치가 긴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서로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두 도시 이야기’처럼 보여지고 있다”고 썼다. 박 전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문재인 정부 장관을 지냈지만, 법사위원장 시절부터 윤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SNS 글에 대한 해석은 엇갈렸다. 일부는 공식적으로 총리 제안이 온다면 수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반면 협치가 중요하지만, 현재 정국을 감안할 때 총리 제안을 수락하기는 힘들다는 뜻을 완곡히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여권에서는 박 전 장관이 총리 후보자로 확정되려면 많은 걸림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예 불가능한 카드는 아니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우선 야당 출신을 총리로 내세우면 협치의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거대 야당이 마냥 반대하기도 어려워진다. 다만 17일 대통령실이 대변인 명의로 “박 전 장관에 대한 인선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지한 상황에서 이를 며칠 만에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장관이 총리 후보자로 유력하게 검토된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은 “황당한 보도”라고 입을 모았다. 여당 의원들도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원조 친윤(친윤석열)계로 불리는 권성동 의원은 “당의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역시 민주당 출신인 김 위원장도 총리 후보군으로 일찌감치 거론돼왔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이 16일 윤 대통령과의 비공개 만찬 회동에서 김 위원장을 총리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홍 시장에게 총리를 제안했지만, 홍 시장이 거절했다고 한다. 비서실장 후보군에는 장제원·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장 의원은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고 대통령과의 소통이 원활하다는 강점이 있지만,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인식 때문에 여론의 비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장 의원 본인도 비서실장에 뜻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정 의원은 여야 의원들과 두루 관계가 좋아 국회와의 협치를 잘 풀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전 대표는 호남 출신이라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이 밖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거론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인천 계양을에서 맞붙으면서 야당의 거부감이 큰 게 부담이다. 대통령실 일부에선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카드를 여전히 거론하지만, 양 전 원장은 여당 내 반발이 심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후보군이지만, 장 의원과 마찬가지로 야당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