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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3-31 12: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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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중·러 등 우방·우호국 '접촉' 확대… 한미와 '대화'는 계속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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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3.31. 오전 11:52   수정2023.03.31. 오후 12:19

 

주북한 中대사 '코로나 봉쇄' 뚫고 2년 만에 부임
부르키나파소 군정 "북한과 외교관계 복원" 선언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이 최근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 위협을 이어가는 동시에 '우호국'들과의 접촉 빈도를 높여가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에 따른 북한의 '국경 봉쇄' 때문에 2년 넘게 북한에 들어가지 못했던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최근 북중 간 국경을 넘은 데 이어, 북한이 아프리카 국가와의 외교관계 복원에 나섰단 소식도 들려왔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우리나라나 미국의 대화 제의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그들의 대외전략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야쥔(王亞軍) 신임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이달 27일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다. 전임 리진쥔(李進軍) 대사의 경우 임기 만료와 함께 지난 2021년 말 귀국했지만, 왕 대사는 그간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 조치 때문에 평양에 부임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왕 대사 부임을 공식 확인하면서 "전통적 우호 협력관계를 증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북한은 중국발(發)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던 2020년 1월 말 북중 접경지를 통한 주민왕래와 외국인 입국을 전면 차단하고, 중국·러시아를 오가는 항공편 및 국제열차 운행도 원칙적으로 중단했다가 작년부터 북중 간 열차 교역을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이런 가운데 올 1~2월엔 북중 간 교역량이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중국 당국의 통계자료가 공개되기도 했다. 게다가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로는 북러 양측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무기 거래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그간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걸어 잠근 동안에도 최중요 우방국인 중국·러시아뿐만 아니라, 시리아·쿠바·베트남·라오스 등 우호국들과 주요 기념일에 축하 서한을 주고받는 '서신 외교'를 계속하며 '연대'를 의사를 밝혀왔다.

그리고 올 들어선 유엔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문제, 북한 인권 문제 등이 거론될 때마다 외무성이나 주유엔대표부를 통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는 등 국제 여론전 또한 상대적으로 강화한 모양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비상방역 사업.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군정이 2017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맞춰 2017년 단절했던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복원하기로 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한 것 또한 북한 나름의 '물밑 외교' 성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주요 우방국·우호국들과의 외교적 접촉과는 별개로 우리나라나 미국의 대화 제의엔 계속 '무시' 전략을 취하고 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29일 "우린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고, 미국도 '조건 없이 모든 협상에 임하겠다'고 했지만 북한은 모든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미 국무부와 주유엔 북한대표부 간의 비공식 대화 창구인 '뉴욕 채널'도 "의미 있게 작동한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실제 한미 당국은 작년 5월 북한 측이 주민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을 공표한 뒤 관련 지원 등을 위한 대화를 제의했지만 북한은 그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대외전략 변화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제시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대외정책에서 최우선은 '자주'이고 '친선'과 '평화'는 그 다음"라며 "이에 따라 북한은 현재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이를 통해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탈피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특히 "북한이 외교무대에 완전히 복귀하기 위해선 내부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정리가 돼야 한다"며 "그러나 북한은 주민 대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적 교류 등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북러 간 무기 커넥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 등에선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형성될 수 있다"며 "북미 간 대화 여건 조성은 더욱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3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서 한미연합연습 등에 맞서 3월 한 달 간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각종 무력도발을 통해 "우리 국가(북한)의 불가역적 초강세와 하늘 끝에 닿은 조선인민의 분노와 멸적(滅敵) 의지를 더욱 똑똑히 각인시켰다"고 주장했다.

노민호 기자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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