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에 위치한 SM엔터테인먼트(왼쪽)와 용산에 있는 하이브 사옥. /사진=뉴스1 |
공정위는 지난 2일 카카오가 SM 주식 39.87%를 취득한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단 해당 시장의 지형이 카카오에게 기울어지는 것을 경계했다. SM의 강력한 디지털 음원 자원을 확보한 까닭에 멜론의 경쟁 음원 플랫폼에 자기가 유통하는 음원을 적기에 공급하지 않거나 자사와 관계있는 음원을 유리하게 소개 또는 노출하는 우대 방법으로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이에 행태적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경쟁 음원 플랫폼이 카카오에 음원 공급을 요청할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공급을 거절하거나 공급을 중단 또는 지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독립된 점검기구(멜론의 공정성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점검위원회)를 통해 자사우대 여부를 점검토록 하는 내용이다.
카카오는 이번에 SM 음원을 확보, 음원 유통·플랫폼 시장은 물론 음원 기획·제작에서도 최상위 사업자가 된 만큼 사업 성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8월 출범한 미국 현지 통합 법인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 협업을 이끌고 이를 토대로 음악 사업의 세계 공략을 강화한다.
아티스트의 해외 활동과 함께 해외 현지 지식재산권(IP) 기획 및 개발을 추진하고 카카오 그룹사들이 SM 음악, 아티스트 IP와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례로 계열사 카카오게임즈는 SM IP를 게임에 활용하는 SM 소속 아티스트가 나오는 디지털 컬렉션 모바일 게임 'SM 게임 스테이션(가제)'을 만들어 하반기 세계 무대를 두드릴 계획이다.
다만 사법 리스크는 넘어야 할 산이다. 카카오 일부 임원진이 하이브와 SM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탓이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은 현재 시세조종 의혹으로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는 중이다.
어도어와 내홍에 고전하는 하이브… 기업가치 방어 시급
서울 용산에 있는 하이브 사옥. /사진=뉴스1 |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는 "하이브와 빅히트뮤직을 향해 방탄소년단을 향한 무분별한 공격과 음해에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여파로 주가도 출렁인다. 지난달 1일 22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지난달 26일 장중 20만원대를 하회했고 지난 3일엔 20만3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등락을 거듭하면서 한 달 새 10%가량 빠진 것이다.
실적도 신통치 않아 주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하이브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72.6% 감소한 14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9억원으로 전년(230억원)과 견줘 87.4%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엔터 업계 멀티레이블은 대기업이 자회사를 거느리는 것과 유사한데 독립된 레이블의 아티스트들이 동시에 활동해 수익 창출에 유리하지만 자칫 과열 경쟁으로 이어지면 경영 권한을 사이에 두고 하이브와 어도어의 사례처럼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이브는 소통을 통해 멀티레이블 체제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멀티 레이블의 길을 개척하며 크고 작은 난관에 봉착해왔다"며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구축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를 극복하며 성장해 안정적 매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앞으로도 주주분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