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5.13. 오전 9:29
흡연자일 땐 마른 체형이었다가 금연을 하자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를 종종 본 적 있을 것이다. 이 이유가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덜 먹고 덜 건강한 식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러프버러대와 레스터대 연구팀은 1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유럽비만연구협회(EASO) 학회(ECO)에서 영국 성인 8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흡연과 섭식 행동의 관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는 식사량이 적고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을 가진 경향이 뚜렷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영국 의료 자선단체 너필드헬스(Nuffield Heath)가 2004년부터 2022년까지 건강평가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한 18세 이상 8만3781명의 데이터를 이용했다. 흡연자는 6454명, 비흡연자는 7만7327명이었다. 이들은 나이, 성별, 사회경제적 지위, 흡연 여부, 평소 식습관 등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했고 체질량지수(BMI)도 측정했다. 이를 모두 분석한 결과 흡연자가 식사를 거를 가능성은 비흡연자보다 2.16배 높았다. 3시간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을 행동의 비율도 5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모든 요소를 배제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또 흡연자의 경우 식사 사이에 간식을 먹을 확률 35%, 기분 전환으로 음식을 먹을 확률 19%, 지루함을 달래려 음식을 먹을 확률이 14% 낮았다. 그러나 튀긴 음식을 먹을 확률은 8% 더 높았다. 음식에 소금을 추가할 확률은 70%, 설탕을 첨가할 확률은 36% 높았다. 이 수치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높았는데, 연구팀은 “남성 흡연자가 덜 건강한 식습관에 더 취약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고 했다. 흡연자들은 음식을 남기는 걸 두려워할 가능성도 19% 높았다. 연구 책임자인 러프버러대 스콧 윌리스 박사는 “이번 결과는 흡연이 섭취량 감소, 튀긴 음식 섭취, 소금·설탕 첨가 등 식단의 질 저하 등과 관련 있음을 보여 준다”며 “금연 시 흔히 나타나는 체중 증가의 원인을 밝히고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