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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4-10 12: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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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중국서 스파이로 체포되는 일본인 유독 많다"
내용

 

입력2023.04.10. 오전 11:25   수정2023.04.10. 오전 11:26

 

시주석 집권 뒤 반탐법 제정되면서
2015년부터 일본인만 17명 붙잡혀
파견 직원들 냉전 전쟁터 보내는 꼴

[서울=뉴시스]중국이 간첩 혐의로 임원을 체포한 일본 아스텔라스 제약회사의 로고. (출처=아스텔라스 홈페이지) 2023.4.1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중국은 외국 기업인과 학자 등 민간인을 스파이 혐의로 구금하는 일이 잦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015년 이후 17명의 민간인이 중국 당국에 스파이로 구금됐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이듬해인 2014년 반탐(간첩·밀정 적발)법이 발효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2018년 캐나다 사업가 2명도 구금되는 등 다른 나라 민간인들도 피해를 입고 있지만 유독 일본 피해자들이 많다. 가장 중국 주재 일본인 아스텔라스 제약 임원이 체포된 사건이 최근 사례다. 다음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 시간) 보도한 기사 요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공개적으로 아스텔라스 임원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우쟝하오 주중 일본 대사는 그의 스파이 혐의가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사히 신문 베이징 특파원 출신 미네무라 켄지는 아스텔라스 임원이 “중국을 좋아해 근무를 자원했다”고 했다.

2019년에는 홋카이도대학교 연구자가 구금되자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나서 석방을 요구한 끝에 2개월 반 만에 풀려난 일도 있다.

현재 중국에 구금된 일본인이 5명으로 2명은 실형을 선고받았고 1명은 재판을 받고 있으며 2명은 구금된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의 외국인 구금은 미국의 중국 압박에 적극 동조하는 일본에 대한 견제 노력의 일환이다. 러시아는 미국인을 구금하는 일이 잦다.

일본 칸다국제관계대학의 중국 전문가 고로기 이치로 교수에 따르면 중국은 “안보와 공중 안전이 외국 투자 유치보다 훨씬 중요”하다. “기업이 파견하는 사람들은 냉전 시대 전쟁터로 보내지는 셈”이라는 것이다.

2016년 7월15일 베이징 공항에서 비행기에 타기 직전 중국 공안에 체포된 스즈키 히데지(당시 59세)는 청년교류단체 대표 자격으로 중국을 200번 이상 방문했다. 베이징의 대학교에서 일본어 강사로도 일하는 등 수십 년 동안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했다.

지난해 10월 형기를 마치고 귀국한 그는 지금도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자신이 당한 일에 대해 강연하면서 책도 쓰고 있다.

그는 중국 정부 시설에서 가택 연금 상태로 있던 처음 7개월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방은 항상 두꺼운 커튼이 내려져 있고 매 시각마다 형광등이 켜졌다고 했다. 그러면 심문도 없는데 강제로 침대에 똑바로 앉아 있어야 했고 두 명이 화장실까지 쫓아오는 등 항상 그를 감시했다고 했다.

청년교류 업무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을 중국 당국이 탐문했다고 했다. 스즈키는 사법 당국에 미운 털이 박힌 사람은 손자까지 대학 진학을 못하는 나라가 중국이라면서 자신과 친한 사람들이 돕지 못한 것을 이해한다고 했다.

자신이 어떤 혐의를 받는지도 모르다가 재판이 열리고 나서야 2013년 중국 당국자와 식사하면서 나눈 대화가 문제가 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이 처형된 뉴스를 화제로 올리면서 당국자 주위에 사건을 잘 아는 사람이 있는 지를 물었다고 했다.

스즈키는 수감으로 체중이 20kg가량 줄었다. 교도소에선 채소와 밥이 주로 제공됐고 한 달에 몇 차례 한 번 닭고기가 나왔다고 했다. 지금은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보안 전문가들은 기업인들이 중국 당국자와 불필요한 면담을 하지 말고 정치에 대해 대화하지 않으며 대만, 홍콩, 코로나 19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말도록 충고한다. 일본 외무성은 모든 형태의 조사연구가 스파이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즈키는 위험하다고 중국과 교류를 끊을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일본의 최대 교역상대국이다.
 

강영진 기자(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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