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금액 1804억원 중 회수금액은 9.7% 불과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횡령 가장 많아
[서울=뉴시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DB)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규모가 6년간 180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은행 횡령사고가 전체 중 85%를 차지했다. 또 금융사들이 횡령 직원들부터 회수한 금액은 전체 대비 9.7%에 불과했다.
24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6년 반 동안 발생한 횡령액은 총 1804억274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이 1533억2800만원(85.0%·1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저축은행 164억5730만원(9.1%·11명) ▲증권사 60억6100만원(3.4%·12명) ▲보험사 43억2000만원(2.4%·39명) ▲카드사 2억6100만원(2명) 순이었다.
은행의 경우 우리은행이 734억9120만원(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최근에 발생한 우리은행 100억원대 횡령사고가 포함되지 않은 집계다.
저축은행에서는 KB저축은행이 77억8320만원(1명)으로 가장 많았고, 손해보험사에서는 KB손해보험이 10억9800만원(3명), 생명보험사에서는 삼성생명이 8억800만원(3명)으로 횡령액이 가장 많았다. 카드사에서는 우리카드가 2억5100만원(1명), 증권사에서는 NH증권이 40억1200만원(4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 금융권의 횡령 규모는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2018년 56억6780만원(37명), 2019년 84억5870만원(27명), 2020년 20억8290만원(30명), 2021년 156억9460만원(21명), 2022년 827억5620만원(30명), 지난해 642억6070만원(23명) 등으로 늘고 있다. 특히 2021년 이후 수백억원대 횡령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는 모습이다.
금감원이 2022년부터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마련해 왔지만, 올해 들어 벌써 10건이 넘는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1월에 2건(신한저축은행 500만원·수출입은행 1200만원), 2월 1건(예가람저축은행 3160만원), 3월 1건(AIA생명 2400만원), 4월 3건(하나은행 6억원·농협은행 330만원·하나은행 40만원), 5월 2건(신한은행 3220만원·코리안리 6억7·500만원), 6월 2건(하나은행·농협은행 1500만원) 등이었다.
아울러 이러한 금융권의 횡령액은 지금까지 제대로 회수되지 못하고 있다.
약 6년 동안 발생한 횡령액 1804억2740만원 중 현재 회수된 금액은 175억4660만원으로 전체 9.7%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회수율은 2.4%이었다.
강민국 의원은 "금감원은 횡령 등 금융사고 발생시 금융사의 CEO뿐 아니라 금융지주 회장까지도 관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강력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CEO를 포함한 개별 임원에게 담당 직무에 대한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배분해 책임을 짓게 하는 책무구조도가 확실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감독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