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4.12. 오전 6:40

구로이와 유지. / 사진=뉴스1[파이낸셜뉴스] 일본의 한 광역자치단체장이 '11년 불륜' 내연녀에게 보낸 음담패설 메일 등이 드러났음에도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이를 두고 일본 내에서는 "부끄럽다"라며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겐다이비즈니스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9일 치러진 일본 지방선거에서 가나가와현의 구로이와 유지(68) 지사가 193만3753표를 획득, 다른 3명의 후보자를 큰 표 차이로 제치고 4선에 성공했다. 가나가와현은 도쿄 인근에 위치한 곳으로 일본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다.

구로이와 지사는 결과 발표 직후 “10년 전의 일인데, 사적인 일로 여러분에게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라고 다시 한번 사과했다. 그는 “가나가와현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라고 자책하며 “이제부터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마이너스가 됐다. 이제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라며 굳은 표정으로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불륜 추문에도 압승", "지옥의 선거가 당연시되는 일본의 현실",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본의 현실" 등의 내용으로 선거 결과를 전했다. 겐다이비즈니스는 “앞으로 4년간 우리의 삶을 이끌 지도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였음에도 유권자들을 괴롭히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졌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일본의 시사주간지 슈칸분슌은 선거를 앞둔 5일 2000년부터 2011년까지 구로이와 지사와 내연 관계에 있던 여성 A씨의 폭로를 보도했다. 매체는 구로이와 지사가 내연녀에게 보낸 외설적인 메일 내용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메일에는 음담패설이 그대로 담겨 있고 A씨에게 성인비디오 구매를 요구하는 내용도 있었다. 구로이와 지사는 해당 보도가 나온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고 불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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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현 기자 (yuhyun1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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