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대선 나오려 차별화” 원희룡 “그렇게 하면 안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라 정부를 지키려는 것이며, 자신은 특정인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채상병 특검법을 반대하는 당내 주장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럴 경우 자칫 진실을 방해하는 사람이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민주당에게도 필요하면 설득당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대선에 나오기 위해 이처럼 윤 대통령과 차별화의 길을 걷는 것이라 해석했고,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정치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반발했다. 김웅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후원이 없었으면 한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 못왔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27일자 조선일보 5면 <한동훈 "우리 정부를 지키는 정치 할 것… 이재명·조국과도 대화하겠다">에서 '당정 관계는 어떻게 풀 생각이냐'는 질의에 "당정 관계는 그 자체가 최종 목표가 아니다"라며 "국민에게 제대로 봉사하고 평가받아 정권 재창출을 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위원장은 "우리 정치의 절대 기준은 민심이다. 민심에 맞는 길로 가는 게 우리 정부를 지키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무조건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라면 국민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수평적 당정 관계'로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는 거냐는 질의에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취지가 아니다. 우리 정부를 지키기 위해서"라며 "특정인을 지키기 위해서 정치하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그렇게 정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친한이라는 표현도 싫어한다면서 친한이란 게 한동훈이 원하면 공공선에 반하는 것도 다 따라오는 집단이라는 뜻인데, 그런 계파는 만들면 안 된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민주당과 관계를 두고 "전쟁 같은 총선은 끝났고, 이젠 정치를 할 때"라며 "범죄자에 대한 처단이 필요하다는 국민의 상식이 흔들린 건 아니지만, 정치의 상대방이 될 것이니 대화와 설득을 하고 필요할 때는 설득당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도 대화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 한 전 위원장은 "당연하다. 저는 정치인 아닌가"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2024년 6월27일자 5면
해병대원 특검법 수정 발의 제안 이유를 두고 한 전 위원장은 "민심은 국민의힘에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의혹을 풀지 못하고 실기하지 않았느냐'고 한다"며 "특검을 하면 안 된다는 논리도 정치적·법리적으로 일리 있지만 '진실을 방해하는 사람'이라는 오명을 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바라는 특검에는 선을 그으면서 채 상병을 위한 특검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에 한 전 위원장은 "도이치모터스 관련 사안은 (재판 결과를) 보고 판단해도 된다. 가방 사안의 경우 사실관계가 드러나 있고 법리적 판단만 남아 특검을 통한 이익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검찰이 '법 앞의 평등'을 유념하면서 적극적으로 수사해 빠르게 결론 내야 한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의 이런 메시지를 두고 "심상치 않다"며 "이건 대통령 출마 선언"이라고 판단했다. 우 전 의원은 "당 대표를 무난하게 하겠다는 것을 넘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선언한 것"이라며 "현직 대통령과 차별화를 선언하는 사람들은 다음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다"고 해석했다. 특검법 수용과 김건희 여사 겨냥 제2부속실 설치를 그 사례로 들어 우 전 의원은 "원래 한나땡이었는데 윤 대통령과 차별화해 당 대표 되면 민주당에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우 전 의원은 "대통령실이 받은 충격이 좀 클 것"이라며 "왜? 자신들이 만들어줬고 대통령이 누구보다 신뢰하는 동생인데 대통령 꿈이 생기니까 이렇게 나오는구나라는 배신감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친윤'으로 평가받으며 당 대표 출마에 나선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런 한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원 전 장관은 "총선 때 당 내에서 아무 공감대가 없는데 한 전 위원장이 선택하고 밀고 나가 공천된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전부 지금 그 캠프에 보좌관들 파견해 계파 정치하고 있다"며 "(나는) '간신이다'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한 전 위원장의 특검법 발의 제안을 두고 "이재명 어버이당의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탄핵의 초시계 작동에 말려드는 순진하고 위험한 정치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원 전 장관은 한 전 위원장이 총선 때도 대통령이나 대통령실과 정말 사전에 제대로 토론 한 번 안 하고 자기 뜻대로 하려고 했다면서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웅 전 의원은 26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강력한 후원자가 없었으면 그 자리로 올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