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상반기 기준 최고 수출액
미국·일본·베트남·홍콩 모두 ↑
플라스틱 제품도 수출 늘어나
세계로 뻗어나가는 ‘K뷰티’. 서울경제DB
[서울경제]
중소 브랜드 화장품 수출액이 올 상반기 크게 늘어나며 중소기업 수출 호조세를 이끌었다. 중국을 대상으로는 9개 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미국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결과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약 31% 늘어났다. 중소기업 수출 품목 3위인 자동차(중고차) 판매가 줄어든 반면 플라스틱 제품, 자동차 부품 등의 해외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전체 중소기업 수출액 또한 올 상반기 약 4% 증가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수출이 국내 전체 수출 중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머물렀다.
24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 금액은 571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547억 달러)와 비교해 4.4% 증가했다.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연도별로 △2020년 456억 달러 △2021년 556억 달러 △2022년 591억 달러 △2023년 547억 달러 △2024년 571억 달러를 기록했다. 최원영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전년 대비 올해 수출은 연초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 증가를 이끈 대표 품목은 화장품이었다.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33.1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25.3억 달러)와 비교해 30.8% 늘어났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상반기 기준으로도 최고 금액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수년간 ‘올리브영’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커지고 한국콜마·코스맥스 등 개발자제조생산(ODM) 기업들이 중소 브랜드의 제품 개발·제조를 도우며 중소 화장품 기업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K팝이나 한국 드라마 등 이른바 ‘K컬쳐’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실제 중기부 통계를 보면 중소형 브랜드의 올 상반기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미국(62.3% 증가) △일본(23.2%) △베트남(32.3%) △홍콩(39.6%) 등 주요 수출 지역에서 두 자릿수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화장품 수출국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이 9.5% 감소했지만 이외 지역에서 보이는 강세가 이를 상쇄했다. 화장품은 국내 중소기업 수출 품목 중 가장 많은 수출 금액을 기록해 ‘중소기업 1위 수출 품목’ 자리를 지켰다.
수출 품목 2위인 플라스틱 제품과 4위인 자동차 부품 통계도 모두 개선됐다. 플라스틱 제품은 폴더블폰 등에 쓰이는 스마트폰 필름류 수출 확대 영향으로 올 상반기 수출이 8.0% 증가했다.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분리막 수출도 플라스틱 제품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자동차 부품은 주요 자동차 생산 기지인 미국(7.6% 증가)과 멕시코(4.4%) 대상 수출이 늘어나면서 역시 올 상반기 수출액이 1.7% 증가했다. 단 일본(9.3% 감소)과 러시아(15.0% 감소) 대상 수출은 큰 폭으로 줄었다. 중고차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자동차 수출의 경우 러시아 대상 제재 영향으로 10.6% 감소했다.
K뷰티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수출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전체 수출액 중 중소기업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밑돌고 있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액은 3348억 달러로 중소기업 수출 금액인 571억 달러가 여기서 차지하는 비중은 17.1%에 불과하다. 대기업이 2209억 달러를 수출하면서 해외 판매를 이끌고 있고 중견기업의 경우 561억 달러를 수출했다. 국내 생태계 고도화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 브랜드 화장품과 같이 다른 분야에서도 국내 산업 생태계를 키워 세계로 진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정책관은 “중소기업 주력 수출 품목 중 1위 품목인 화장품의 증가세가 매우 두드러진다”며 “정부도 중소기업의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 확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총력을 기울여 2024년 총수출 7000억 달러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서율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