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4.16. 오전 3:55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방영될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 은행위기로 인해 대출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불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아울러 노동시장 활황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가 양립 가능하다면서 미 경제가 아직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뉴스1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4일(이하 현지시간) 은행위기로 인해 은행 대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 대출 감소는 시중 유동성을 줄이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이 불필요해질 수도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옐런 장관은 아울러 은행위기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는 아직 경착륙을 피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 대출 위축,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
옐런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지난달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12일 시그니처은행 붕괴로 촉발된 지역은행 예금 인출 사태, 은행위기가 지금은 안정을 찾았다면서도 은행들은 앞으로 좀 더 신중한 행보를 걸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은행위기 이전에 이미 은행 대출 기준이 일부 강화되고 있었다면서 은행위기로 예금 인출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화됨에 따라 대출 기준은 지금보다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옐런은 은행들의 대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대출이 엄격해지면 마치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불필요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옐런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전임자로 연준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은행 대출이 줄면 시중 유동성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중앙은행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금리인상이 은행 대출을 줄여 시중에 도는 돈의 규모를 줄이는 수단으로 동원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 고위관계자들은 대출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의 주간 은행 대차대조표 데이터에서도 은행 대출 감소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다음달 2~3일 FOMC에서 0.25%p 추가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시장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다음달 0.25%p 인상 가능성을 78%로 보고 있다. 한 달 전 36.2%로 그 가능성을 낮게 봤던 시장은 지금은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연착륙 가능하다
옐런은 아울러 이날 인터뷰에서 미 경제 연착륙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고 낙관했다.
앞서 12일 공개된 연준의 지난달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당시 FOMC 위원들에게 은행위기로 인해 미 경제가 연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다.
연내 경기침체 우려에 쐐기를 박는 의사록 공개로 인해 뉴욕증시는 나스닥지수가 2% 급락하는 등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옐런은 그러나 CNN과 인터뷰에서 미 경제 연착륙 여지는 여전히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낮추면서도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 강한 노동시장은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우리가 지금 그런 길로 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이어 “물론 위험도 있다. 그 위험을 간과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연착륙)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 인플레이션을 유발한 요인이 미 노동시장 수급불균형 말고도 우크라이나 전쟁,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 팬데믹 기간의 공급망 차질 등 다양하다면서 여러 요인들이 이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옐런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던 공급망 병목현상이 풀리기 시작했고, 저금리 기조 속에서 폭등하던 집 값도 이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이날 인터뷰는 16일 방송된다.
송경재 기자 (dympna@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