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를 검찰로 고쳤 읽었을 뿐...야당 정치인에 기자 친인척과 동문까지 통신자료 조회 드러나, 검찰 존폐 검토해야 할 상황 아닌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5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최근 불거진 언론인과 정치인 대규모 통신자료 조회로 인한 사찰 논란을 두고 과거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정치인 통신자료 조회 관련 페이스북 글을 단어 하나만 바꿔 읽었다. 그러자 최고위에선 탄성이 나왔다. 고민정 위원은 다음과 같은 글을 읽어 내려갔다.
"검찰이 야당 국회의원들의 통신자료를 조회했습니다. 불과 며칠 전 언론 사찰이 논란이 되더니 이제는 정치 사찰까지 했다니 충격입니다. 이는 명백한 야당 탄압입니다. 검찰이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공포 사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계를 20세기로 거꾸로 돌리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야당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 등을 사찰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국회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입니다. 게다가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해서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때문에 국회의원에 대한 사찰은 국민에 대한 사찰이기도 합니다. 이런 식이라면 일반 국민도 사찰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이 정도면 검찰의 존폐를 검토해야 할 상황이 아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자신이 읽은 글을 두고 "제가 읽어내린 이 문구들은 제가 쓴 게 아니라 2021년 12월 23일 당시 윤석열 후보가 페북에 썼던 글"이라며 "여기에서 제가 고친 건 공수처를 검찰로 고친 것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과 딱 들어맞아 다른 최고위원들의 탄성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세상에죠 정말"이라며 "심지어 이때에는 '이렇게 하면 일반 국민도 사찰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얘기하셨던데, 지금은 어떻나? 일반 국민들까지 무자비하게 사찰하고 있는 게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무려 3000명이다. 야당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인들, 심지어는 해당 보도를 한 기자의 친인척과 동문 등 일반 시민들까지 무차별적으로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지금부터 저희는 검찰의 무리한 정치 수사를 자행하고 있는 특수부를 비롯해서 검찰 조직에 대한 존폐를 검토해도 되겠느냐?"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번 통신 조회는 부정부패나 비리 연루도 아닌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건"이라며 "정당한 언론 보도에 대해 검찰이 대통령 명예훼손이라는 혐의를 붙여 수사한 것부터가 무리수였다. 윤석열 정권이 정치검찰을 앞세워 사정 정치를 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