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이종찬 "뉴라이트 인사, 무효"
독립기념관장에 김형석 전 총신대 교수가 임명된 가운데, 그를 뉴라이트 인사라고 주장한 이종찬 광복회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독립기념관을 변질시키자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광복회장은 그러면서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광복회장은 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독립기념관을) 1948년도 건국기념관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김 신임 관장을 겨냥해 "그 분의 얘기가 '48년 이전에는 우리 국민은 없었다. 오로지 일본의 국민만 있었다' 이런 얘기"라며 "일제 때가 더 좋았다, 일제가 우리 경제를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이런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연구는 학문의 자유니까 마음대로 해도 좋지만 독립기념관으로 와서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뉴라이트 그 사람들이 주장한 첫 번째가 1948년도에 나라를 세웠고 건국을 했고 그 이전에는 나라가 없었다는 얘기"라며 "독립운동 하셨던 분들은 '나라는 있었다. 다만 주권을 행사하려는데 일본이 강점을 했기 때문에 주권 행사를 못했을 뿐이다' 이게 독립운동가 전체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라이트들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의 아버지라고 하는데, 이 전 대통령도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1948년도 정부 수립 후에 이 전 대통령이 '오늘 세운 이 민국은 오늘 세워진 것이 아니라 1919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워서 그것이 오늘 이르러서 부활한 날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원은 1919년부터 기산하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 그 분을 팔아서 마치 48년도에 건국한 것처럼 만드는 것은 이 전 대통령을 대단히 모욕하는 것"이라며 "(1948년에야) 건국을 했다는 사람은 어떤 면에서 강점을 합법화시키는 사람들이다. 저는 신판 친일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이 광복회장은 독립기념관 김 신임 관장이나 박이택 이사 인선 등을 싸잡아 "한국학중앙연구원도 그렇고 뭐도 그렇고, 인사가 이런 식으로 가는 건 용산 어느 곳에 이런 밀정과 같은,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격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뉴라이트라는 것은 현대판 밀정"이라며 "독립운동사에서 일본군에게 받은 피해보다 밀정에 의해서 받은 피해가 더 많다. 우리 가족이 그렇습니다. 할아버지가 대련(다롄)에 도착하자마자 붙잡힌 이유가 밀정에 의한 공작이고, 숙부도 밀정에 의해서 매수된 분도 있었다"고 했다.
이 광복회장의 조부는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으로, 그는 1932년 다롄 항구에서 일제 밀정의 밀고로 체포돼 일본영사관 감옥에서 고문 끝에 옥중 순국했다. 이 회장이 언급한 '숙부'는 우당을 밀고한 이로 지목된 그의 조카 이규서를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기념관장 후보에 뉴라이트 인사가 포함돼 있다며 후보자 추천 결정 무효화를 국가보훈부에 요구했으나 이는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련 기사 : [전문] 이종찬 폭로 "독립기념관장에 '뉴라이트'인사? 김구 손자는 떨어져")
보훈부는 지난 6일 김 신임 관장 임명 사실을 밝히며 그는 뉴라이트 계열 인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 5일 독립기념관장 임추위와 독립기념관장 후보자에 일제 침략기를 긍정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고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광복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