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대비 판관비용 6%P 증가”
C커머스 공세 등 외부변수 여전
김범석 의장 “다년간 투자 성과”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폭탄’을 맞은 쿠팡이 8분기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중국계 이커머스의 국내 시장 투자 확대에 이어 연이은 외부 변수에 주춤하는 모양새다. 다만 매출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7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분기 매출 대비 판관비용(OG&A)이 지난해 동기 대비 6%포인트(P) 증가했다”며 “파페치와 관한 구조조정 비용, 한국 공정위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로 발생한 1억2100만달러(약 1630억원)의 과징금 추정치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인수한 글로벌 명품·패션 플랫폼 파페치와 공정위 과징금 추정액을 제외하면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이 약 1억2400만달러라고 밝혔다. 영업손실(2500만달러)의 상당 부분이 공정위 과징금 추정치에서 나온 셈이다.
지난 6월 공정위는 쿠팡·CPLB의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했다. 또 검찰에 고발한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쿠팡이 PB(자체 브랜드) 상품과 직매입 상품 등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혐의다. 당시 쿠팡은 즉각 반박하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연이은 외부 변수도 타격이었다. 지난 1분기 쿠팡의 영업이익(4000만달러)은 중국계 이커머스 국내 투자 확대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61% 줄었다. 당시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는 “새로운 중국 커머스 업체의 진출은 진입장벽이 낮은 유통시장의 특성과 클릭 한번으로 몇초 만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며 대대적인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2분기 매출액(73억2300만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원화 기준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조원도 돌파했다.
김범석 의장은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세계 최고의 리테일(소매)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년간의 투자와 혁신에 힘입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최저 가격으로 뛰어난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쿠팡의 성장 배경에 혁신과 투자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로켓배송·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에 대한 역대급 규모 투자가 한때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분기마다 확고한 성장과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로켓그로스(판매자 로켓배송)를 포함한 마켓플레이스(3P) 사업이 전체 사업의 성장을 크게 앞질렀다. 김 의장은 “마켓플레이스는 13분기 연속 1P(로켓배송 직매입)보다 빠르게 성장했다”며 “마켓플레이스의 성장은 중소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 이후 9000개가 넘는 소상공인 업체들이 소상공인 신분을 벗어나 사업을 크게 키우도록 도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2분기 기준 로켓그로스에 참여한 판매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0%, 전 분기 대비 25% 늘었다.
헤럴드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