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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8-13 12: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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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디딤돌 대출금리 인상에… “서민만 잡나”
내용

 

입력2024.08.13. 오전 11:41

 

 

■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 불만

16일부터 금리 최대 0.4%P↑

9억초과 거래 비중 절반 넘어

“집값 상승 원인은 고가 아파트

집값안정 효과도 크지 않을것”



오는 10월 말 신혼집 잔금을 치러야 하는 이모(28) 씨는 디딤돌 대출 금리가 오는 16일부터 인상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기존에 세워 놨던 자금 계획을 고쳐 대출 신청을 알아보고 있다. 인상 전 금리로 대출을 받는 데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중은행에 전화를 돌렸지만 두 곳 은행으로부터 “신청과 실행은 별개여서 확답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자, 이 씨는 다급한 마음에 세 번째 은행 문을 두드린 끝에야 상담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13일 부동산 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디딤돌 대출 금리를 지금의 2.15∼3.55%에서 2.35∼3.95%로 최대 0.4%포인트 올리기로 한 상황이다. 유예기간이 사흘 남짓에 불과해 신혼부부를 비롯한 서민층 실수요자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상된 금리는 16일 이후 기금e든든 또는 은행 영업점 대면 접수분부터 적용된다. 정책이 지난 11일 휴일 오후에 발표되면서 영업일인 다음 날 오전 은행 창구 앞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은 게 없다”는 대답에 수요자들이 사정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주택 구입자금 대출인 디딤돌 대출은 부부합산 연 소득 8500만 원 이하인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지원한다.

정책금융대출 수요자들 사이에선 집값 상승의 원인은 9억 원 초과의 고가 아파트에 있는데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디딤돌 대출을 옥죄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2만3328건 중 53.1%(1만2396건)가 9억 원 초과 거래인 것으로 집계됐다. 9억 원 초과 거래 건수가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55.7% 폭등하는 동안 ‘6억 원 초과∼9억 원 이하’ 거래는 37.0%, ‘3억 원 초과∼6억 원 이하’ 거래는 21.2% 증가에 그쳤다. ‘3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15.3% 감소했다.

주택시장 초양극화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디딤돌 대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집값 안정 측면에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에 주택 가격이 과열돼 있는 곳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같은 디딤돌 대출을 받는 게 의미 없는 지역”이라며 “(디딤돌 대출은) 6억 원 이하 주택에만 해당되는 거라 무주택 서민을 위한 대출 금리를 먼저 올린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이소현 기자(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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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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