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수가·비급여·실손 개편"
비밸브 재건술 등 병행진료 제한…6개 분야 공공정책수가 강화
1일 서울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8.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부가 의료 행위별 보상체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그간 보상 수준이 낮았던 약 1000여개 중증 수술 수가 인상에 나선다. 또 의학적 필요를 넘어 과도하게 이뤄지는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급여와 병행 진료를 제한할 방침이다.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은 13일 오전 11시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에서 "모든 수가를 한 번에 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보상 수준이 낮은 약 1000여개 중증 수술을 선별하여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가 제도는 모든 개별 행위마다 단가를 정하여 지불하는 '행위별 수가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입원과 진찰 등 기본진료 △수술 △처치 △검체 △영상 △기능 등 6개 유형으로 나누어진 약 9800개 행위에 대해 수가를 정하고 있다. 다만 기본진료와 수술, 처치는 보상 수준이 낮고, 검체와 영상, 기능 유형은 보상 수준이 대체로 높다.
정 단장은 "이를 위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내에 '의료비용 분석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위원회에서는 의료수가의 기초가 되는 원가를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기틀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시간, 위험도, 인건비 등 기초자료의 타당성과 의료 수가의 적정성을 검토함으로써 수가 조정 체계가 보다 과학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부는 집중 투자가 필요한 중증, 고난의도 필수진료, 응급, 야간과 휴일, 소아와 분만, 취약지 등 6개 분야에 대해 공공정책수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비급여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장에서 기준 없이 쓰이는 비급여 명칭 등을 체계화 및 표준화하여 소비자와 환자들이 어떤 행위와 치료 재료인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비급여 공개제도를 개선해 항목별 단가를 공개하는 수준을 넘어서 총 진료비, 안정성과 유효성 평가 결과, 대체 가능한급여 진료 등을 공개해 환자, 소비자가 비급여 진료를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 단장은 "소위 논의에서도 의료기관별 비급여 비율 등 상세한 정보가 공개되고 비급여 비중이 높은 의료기관을 공시하는 등 의료소비자가 비급여를 적정하게 시행하는 기관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도수치료, 비급여 렌즈 사용 백내장 수술, 비밸브 재건술 등과 같이 과잉 우려가 명백한 비급여에 대해서는 급여와 병행 진료를 제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급여 실태 모니터링 결과 과잉 우려가 높은 비급여에 대해서는 표준가격을 설정하고 진료데이터 분석, 재평가 등을 통해 지속해서 관리할 수 있도록 현행 선별급여 제도를 활용한 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실손보험이 의료전달체계와 의료 이용에 미치는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강보험 법정 본인부담 보장을 적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 단장은 "의료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께서 그간 익숙했던 의료 이용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비교적 경미한 증상이 있었던 분들은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실을 중증·응급환자에게 양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의료인들을 향해 정 단장은 "의료현장에 계신 전문가로서 가진 고견과 아이디어를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및 전문위원회 창구를 통해 충분히 제시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14일은 의료인력 전문위원회 주관 공개 정책토론회가 열리는 날로, 많은 분이 공론장에서 숙의에 참여할수록 사회적으로 수용성이 높은 의료개혁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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