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신입사원들 AI 어떻게 쓰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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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표 짜놓으라니까 챗GPT와 파이썬으로 뚝딱 만드는 신입사원. 조별 과제를 주자 ‘감마AI’ 링크부터 공유하는 대학생 조장. 시험 준비를 위해 인공지능(AI)에 노트를 요약해달라는 취업준비생. AI 친화적인 성장기를 보낸 1990년대 말 2000년대생 20대들이 AI 툴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교수님 강의를 깨알같이 받아 적고, 근사한 PPT 템플릿을 공유 받으려 발품 팔았던 이들에겐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장면들. 하지만 걱정은 NO! 요즘 대학생·신입사원처럼 AI 툴 활용하는 법부터 가벼운 지갑 사정 감안해 무료로 AI툴 쓰는 법까지 중앙일보 팩플이 모았다.
수업 요약·PPT ‘AI가 척척’…AI 날개 단 영어앱도 인기
팩플과 인터뷰한 20대 대학생·신입사원 10여 명은 수업 과제, 취업 준비,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 다방면에서 챗GPT를 비롯해 다글로, 감마AI, 스픽 등 AI 툴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 툴들은 올 초부터 구글 트렌드 검색량이 30~40% 이상 증가했다. 개별 앱 사용자를 뜯어보면 10~20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비중이 가장 높다.(모바일인덱스)
① 챗GPT에 부서원의 당직표를 짤 수 있는 파이썬 코드를 물어보는 과정. ② 녹음 파일을 업로드하면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어플 다글로. ③ AI와 영어 회화를 연습할 수 있는 어플 스픽은 사용자가 말한 문장의 잘못되거나 어색한 표현을 수정해준다. [챗GPT, 다글로, 스픽 캡처]
◆대학: “파워포인트 이제 안 써요”
=요즘 대학 생활, AI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수업 요약부터 발표용 PPT까지 AI가 다 해주는 캠퍼스 라이프 두둥~.
강의 내용을 텍스트로 전환하고, AI로 요약까지 해주는 클로바노트와 다글로는 이제 캠퍼스 필수품. 녹음 중 중요한 순간을 북마크로 표시하고, 실시간 메모도 가능하다. 클로바노트는 매월 최대 10시간 녹음이 가능하고, AI 요약 기능은 15회 사용할 수 있다. 아직 유료 플랜은 나오지 않아 그 이상 사용은 불가능하다. 다글로는 ‘꼼꼼한 버전’과 ‘간단한 버전’ 두 가지로 AI 요약을 해준다. 요약된 내용을 누르면 스크립트 원문을 바로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음성 녹음을 텍스트로 푸는 건 매월 20시간 무료다.
경희대 컴퓨터공학부에 재학 중인 조예린(22)씨는 강의를 들을 때 클로바노트와 다글로로 녹음한다. 녹음 파일을 5분도 안 돼 텍스트로 전환해주고, 요약 노트까지 만들어줘서다. 조씨가 여러 앱을 동시에 쓰는 이유는 비용과 기능 차이 때문이다. 조씨는 “수업 대부분을 녹음해 사용량이 많은데, 클로바노트와 다글로를 동시에 쓰면 매월 30시간 무료 사용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며 “유튜브 영상, PDF 파일까지 요약할 수 있는 릴리스AI도 자주 쓴다”고 말했다.
자소서 초안 1분이면 뚝딱…AI와 대화, 면접 연습 가능
요즘 대학생들이 조별 과제하는 방법은 새롭다. 퍼플렉시티로 검색하고, 감마AI로 PPT를 만든다. 퍼플렉시티는 챗GPT처럼 궁금한 걸 물어보면 AI 검색으로 답해주는데, 정보 출처를 표시해주는 게 특징이다. 감마AI는 발표 주제를 입력하면 개요와 내용, 이미지까지 1분 내에 만들어준다. 구글 드라이브처럼 팀원들과 동시 작업도 가능하다.
연세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김모(20)씨는 강의 중 조별 과제가 주어지면 자료 조사용 구글 독스를 만들어 공유하는 일부터 한다. 여기에 각자 조사한 내용을 정리하고, 이 내용을 감마AI에 올린다. 슬라이드는 몇 장으로 할지, 디자인 콘셉트는 어떻게 할지 선택하면 조사 내용을 요약해 PPT로 만들어준다.
◆취업 준비: 면접 팁, AI에 물어봐
=요즘 취업 필수 영어 회화에도 AI가 빠질 수 없다. 영어학습 앱 스픽은 상황별로 영어 표현을 설명해주고, 예시 문장을 읽어준다. 이용자 음성을 인식해 발음이 맞는지, 틀린 문법은 없는지 교정도 해준다. 비용은 한 달에 1만원꼴. 부담되면 챗GPT도 활용할 수 있다. ‘나랑 비즈니스 대화 연습하자’라고 하면 면접이나 발표 같은 특정 상황을 가정해 영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20대들은 재피AI 같은 가상 인플루언서 소셜 앱도 영어 공부에 활용한다.
금융회사 2년 차 직장인 강모(26)씨는 최근 퇴근 후 스픽으로 영어 회화 공부를 시작했다. 해외 출장 업무를 위해 지난 2년간 외국인과 화상으로 영어 회화를 연습했지만, 실수한 문장을 바로 잡아주는 데 한계를 느껴서다. 강씨는 “챗GPT는 백지상태에서 영어로 질문해야 해 막막함이 있지만, 스픽은 상황·주제별로 진도를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AI 스피킹은 대화 내용이 저장되고 틀리거나 어색한 문장을 바로잡아주는 점도 좋다”고 말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재피(Zappy)는 AI인플로언서와 대화하는 앱이다. AI로 만들어진 가상의 인플루언서들의 사진과 영상 등을 구경하고 이들과 채팅할 수 있다. 20대들은 이를 기발하게 활용한다. 재피 속 인물들과 채팅해 자연스러운 구어체를 익힌다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부터 AI 면접, 대면 면접까지 AI를 활용하면 취업 준비에도 쓸모가 있다. 자소설닷컴이나 사람인 같은 구인·구직 서비스는 생성AI를 활용해 자소서 초안을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원티드랩, 사람인은 AI로 면접도 코칭해준다.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직장인 박모(27)씨는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 준비를 할 때 생성AI를 사용했다.
사람인에 자기소개서 문항과 지원 직무, 경험과 이력을 넣으면 AI가 자기소개서 초안을 작성해준다. 사람인 관계자는 “AI 자소서 등록 건수가 지난해 서비스 도입 3개월 만에 6만 건을 넘고 지난 7월까지는 약 24만 건이 등록됐다”고 말했다. 자소설닷컴도 산업군과 직무, 어필하고 싶은 강점 등을 입력하면 자소서를 1분 안에 만들어준다. 다만 AI로 만든 자소서를 그대로 제출하면 규정에 따라 대필로 해석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코딩 모르는 ‘문송’이라도 복잡한 당직표 쉽게 만들어
◆직장: 코딩 몰라도 코딩으로 일하는 법
=별 걸 다 코딩하는 요즘 20대. 챗GPT의 코딩 능력을 이용하면 엑셀·파이썬 잘 몰라도 ‘일잘러’가 될 수 있다. 선배들 입 떡 벌어지게 하는 신입 직원들의 AI 활용 노하우를 정리했다.
파이썬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배우지 않으면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챗GPT에 필요한 사항을 ‘파이썬 코딩으로 짜달라’고 하면 술술 코딩해준다. 해당 코드가 어떤 의미인지도 설명해줘 초보자들도 시도해볼 만하다.
공공기관 입사 3년 차 이모(28) 대리는 증시 데이터를 정리하거나 당직표를 만드는 일까지 챗GPT에 물어 파이썬 코드를 짜뒀다. 매번 바뀌는 데이터만 새로 입력하면 결과가 자동으로 나온다. 회의 정리 보고서도 삼성 갤럭시폰의 AI 녹음 어시스트 기능을 활용한다. 노트북에 받아치고 다시 정리할 필요가 없다. 녹음 후 AI 요약 기능을 이용해 조금만 손 보면 작업 끝이다. 이 대리는 “처음엔 코딩이 어려웠지만 한번 해두면 업무 시간이 크게 단축돼 팀장님도 동료들도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코드는 몰라도 된다. 챗GPT에 접속해 ‘2024년 8월 평일에 부서원 8명이 돌아가는 당번표를 작성할 수 있는 파이썬 코드를 짜줘’라고 입력한다. 몇 가지 옵션을 추가해도 된다. ‘이때, 한국 공휴일에는 당번 근무자가 없어’ ‘지난달에 당번 업무를 많이 한 사람이라면 이번 달에 평균보다 적게 들어가는 사람과 당번을 바꿔줘’ 등의 내용을 입력하면 이를 적용한 새로운 코드를 출력한다. 해당 코드를 파이썬에 복사해 붙여넣는다. 엔터를 누르면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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