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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9-18 18: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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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이주의 시(詩)- 이형기 시인, "낙화"
내용


 

낙화 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안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 시인

 

경상남도 진주시 강남동에서 1933년 1월 6일에 태어났다. 1949년 12월에 17세의 중학생으로 『문예(文藝)』지에 시 「비 오는 날」로 추천을 받고, 1950년 4월과 6월에 「코스모스」와 「강가에서」 등이 서정주와 모윤숙에게 세 번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등단하였다. 등단 완료 당시 이형기는 진주 농림 학교의 학생으로 최연소로 등단한 17세의 중학생 시인이라 하여 주목을 받았다. 1955년에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였다.

등단 후에 발표한 시집으로는 『적막강산』[모음 출판사, 1963], 『돌베개의 시』[문원사, 1971], 『꿈꾸는 한발』[창조사, 1975], 『풍선심장』[문학 예술사, 1981], 『보물섬의 지도』[서문당, 1985], 『심야의 일기예보』[문학 아카데미, 1990], 『죽지 않는 도시』[고려원, 1994], 『절벽』[문학 세계사, 1998] 등이 있다. 초기에는 투명하고 아름다운 서정을 절제 있는 언어로 형상화하였으나 점차로 모더니스트적인 기법을 구사하여 서정을 지적으로 세련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이후 이형기는 사물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토대로 존재론적 진실을 추구하는 시들을 썼다.

1962년에 『현대 문학』에 평론 「상식적 문학론」을 연재하면서 평론 작업을 전개하였으며, 1960년대에 순수·참여 문학 논쟁에 참여하고, 『현대 문학』에서 비평가로 활동하면서 현실에 대한 비판 정신과 냉철한 판단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감성의 논리』[문학과 지성사, 1976], 『한국 문학의 반성』[1980], 『시와 언어』[문학과 지성사, 1987] 등의 시론집을 간행하기도 하였다. 또 이형기는 뛰어난 시와 활발한 활동을 바탕으로 1957년에는 제2회 한국 문학가 협회상을 받았으며, 문교부 문예상[1966], 한국 시인 협회상[1978], 한국 문학 작가상[1982], 부산시 문화상[1983], 대한민국 문학상[1990] 등을 수상하였으며, 1994년부터 2년 동안은 한국 시인 협회장으로도 활동하였다.

이형기는 시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연합 신문』·『동양 통신』·『서울 신문』 기자, 『대한 일보』 정치 부장·문화 부장, 『국제 신문』 논설위원·편집국장 등을 지낸 언론인이었다. 또 부산 산업 대학교와 모교인 동국 대학교 교수를 역임하며, 20여 년간 대학 강단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는 학자이기도 하였다. 언론인으로서 보여준 비판적 시각과 날카로운 정신은 그가 비평가로 활동하면서 현실에 대한 비판 정신과 냉철한 판단력을 보여준 것과 무관하지 않으며, 이러한 성향은 시 작품에서의 날카로운 이미지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강한 표현, 온건함을 배제한 강인한 시 정신에서도 나타난다.

만년에는 서울특별시 도봉구에 거주하였으며, 1994년에 뇌졸중으로 인한 투병 생활을 시작하면서도 아내 조은숙 씨의 대필로 시 창작을 하여 시집 『절벽』[1998]을 출판하는 등 시혼을 불태웠다. 2005년 2월 2일에 타계하여 천주교 서울대교구 방학동 성당에서 한국 시인 협회장으로 장례가 치러졌다.

저술 및 작품

이형기가 등단 후에 가장 먼저 간행한 시집은 이형기·김관식·이중로의 3인 시집인 『해 넘어 가기 전의 기도』[현대 문학사, 1995]이다. 이 합동 시집에 실린 모든 시는 첫 개인 시집인 『적막강산』에 모두 재수록되어 있다. 그의 시집은 『적막강산』[모음 출판사, 1963], 『돌베개의 시』[문원사, 1971], 『꿈꾸는 한발』[창조사, 1975], 『풍선 심장』[문학 예술사, 1981], 『보물섬의 지도』[서문당, 1985], 『심야의 일기예보』[문학 아카데미, 1990], 『죽지 않는 도시』[고려원, 1994], 『절벽』[문학 세계사, 1998] 등 총 8권이다.

 

 

@코리아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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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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