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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10-07 13: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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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美·中·日 첨단 산업에 수조원씩 보조금, 한국은 0원...국가 지원책 시급”
내용

 

입력2024.10.07. 오전 10:30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인협회/ 뉴스1

국가 첨단전략산업인 반도체, 이차전지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7일 발표한 ‘주요국 첨단산업 지원정책 비교 및 시사점’ 자료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경쟁국은 경제 안보와 산업 부흥을 위해 수십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한국은 보조금이 0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인협회

 

미·중·일 수십兆 보조금 투입...경쟁력 강화

 

예를 들어 반도체의 경우, 보조금 규모가 미국 인텔은 85억달러, 일본 라피더스는 63억4000만달러, 중국 SMIC는 2억7000만달러인데 반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0원이다. 이차전지도 일본 도요타는 8억5000만달러, 중국 CATL은 8억1000만달러의 보조금을 수령하는데 한국 기업들은 0원이었다.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일본 JDI, 중국 BOE에 정부 차원의 보조금이 지급됐지만 한국은 전무한 상황이다.

각국 정부는 산업 부흥을 위해 빠르게 뛰고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년 칩스법 서명식에서 국가안보는 반도체 산업에 달려있다며, 같은 해 10월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통제를 강화했다. 또 아시아 국가에 의존하던 반도체 생산을 자국으로 돌리기 위해 인텔에 85억 달러 보조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반도체 기업 SMIC에 2억7000만달러의 보조금 지급을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산업 재부흥을 목적으로 연합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 설립에 63억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이미 투입했고, 추가 지원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보조금은 국내 생산기지 이탈의 요인도 되고있다. 실제로 이차전지 대표기업이 없는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을 통해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 이차전지 부품 최소 50% 이상이 북미 지역에서 생산·조립된 경우 등에 한해 보조금을 주기 때문에, CATL과 LG에너지솔루션 등 많은 기업들이 미국에 생산 공장을 건설했거나 계획 중이다.

국내 반도체와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보조금이 없는 상황은 상대적 불리함으로 작용해 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경협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1년 30.2%에서 2022년 23.7%, 2023년 23.1%로 2년 새 7.1%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한국이 한동안 세계시장을 석권했던 액정표시장치(LCD) 제품도 중국이 2012년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한 이후부터 한국은 가격경쟁력을 상실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에서도 중국은 대규모 보조금과 투자를 앞세워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직접환급제, 일원화된 경제안보 컨트롤타워 필요”


현재 한국 정부는 재정 건전성 등을 이유로 직접 보조금 대신 세액공제 혜택, 우대 금리 제공 등의 시책을 운영하고 있다. 한경협은 “선점 효과와 승자독식 양상을 보이는 첨단산업에선 가격경쟁력과 기술력 확보에 보조금 정책이 효과적”이라며 “정부의 재정 건전성 유지 필요성에 공감하나 첨단산업 보조금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인만큼 국민경제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한경협은 미국이 시행 중인 ‘직접 환급(Direct Pay) 제도' 실시를 제안했다. 직접 환급제도란 기업이 납부할 세금보다 공제액이 더 크거나 납부할 세금 자체가 없는 경우 그 차액 또는 공제액 전체를 현금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또 미국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해 단일 조직에서 산업과 안보 정책을 추진 중인 것을 참고해 일원화된 경제안보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선일보

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편집인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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